2017.09.16 13:49

두개의 그림자

조회 수 1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 개의 그림자/강민경                           

 

 

밤길을 가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 크고 작은 두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이 적에는 어려서 몰랐고

장성한 뒤에는 철이 들어서 안 보였던

크고 작은 가로등 불빛이 거미줄처럼 얽혀

길인 듯 나와 하나를 이루고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끝없이 따라옵니다

시를 짓듯 소설을 쓰듯……

 

그들의 문장을 읽으려고

내가 두 눈을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작은 내 그림자는 또렷해지고

키 큰 내 그림자는

어느새 저만치 희미해집니다.

 

세상사

외줄 타듯 살아온 내 삶이 나도 모르게

두 그림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림자도 덩달아 서성거립니다

그동안 오래 살았다고

이제는 한쪽을 선택할 때라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니

가로등 불빛 내 나이를 태우나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6 네 잎 클로버 하늘호수 2017.11.10 149
1255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file 미주문협 2017.11.08 191
1254 기타 거울에 쓰는 붉은 몽땅연필-곽상희 미주문협 2017.11.07 316
1253 나목(裸木) - 2 하늘호수 2017.11.03 202
1252 하와이 단풍 강민경 2017.10.24 173
1251 기타 10월 숲속의 한밤-곽상희 미주문협 2017.10.23 467
1250 가을비 하늘호수 2017.10.22 265
1249 너무 예뻐 강민경 2017.10.14 183
1248 오해 하늘호수 2017.10.12 254
1247 그 살과 피 채영선 2017.10.10 271
1246 그리움이 익어 강민경 2017.10.08 150
1245 이국의 추석 달 하늘호수 2017.10.07 258
1244 수필 영화 '귀향'을 보고-최미자 미주문협 2017.10.02 208
1243 세상아, 걱정하지 말라 강민경 2017.10.01 191
1242 풀꽃, 너가 그기에 있기에 박영숙영 2017.09.29 139
1241 심야 통성기도 하늘호수 2017.09.28 116
1240 밤바다 2 하늘호수 2017.09.23 150
1239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하늘호수 2017.09.16 223
» 두개의 그림자 강민경 2017.09.16 194
1237 그리움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9.08 146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113 Next
/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