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문 한가위를 맞으며

2017.09.21 07:13

paulchoi 조회 수:146

 

한가위를 맞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늘 추석 때처럼 잘 먹고 잘 입고 놀고만 살았으면 하는 한국인의 말이다. 그런가하면

가을이 되고 추석이 되어도 배고픈 사람아! 너무 서러워 할 것은 없다. 저 추석 달만은 그대들 머리 위에서 창창히 빛나고 있지 않는가?” 이는 문학평론가 이어령 교수의 <한 잔의 思想>에 나온 語錄이다.

 

이만큼 추석 달은 인간 심령의 하늘에 휘영청 떠 있는 복덩어리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아라. 추석 달이야말로 하늘의 신비를 듬뿍 안고 인생들을 황홀할 지경으로 내려 비치고 있음은 아무래도 예사롭지가 않다. 인생을 향한 하늘의 비밀을 순식간에라도 쏟아 내려 줄 것만 같지 않은가. 먹을 것이 충만한 땅에는 사람들의 기쁨 또한 가득하지 않은가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을 맞는다. 이렇게 풍성한 자연의 혜택은 가난하게 사는 인생들에게 풍성함을 더해 주건만 오히려 인간들은 인간들을 괴롭히고 불안과 공포의 구렁으로 몰아 빠뜨리고 있지 않는가? 푸르름 청청한 녹음이 계절을 따라 단풍으로 변하는 자연의 순리로 온 천지에 기쁨과 은혜를 더하건만 인간들 중에는 오히려 좌경으로 변색되는가 하면 추악한 체취마저 풍기면서 주위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이 아니고 자연 또한 인간이 아니다. 하늘에 뜬 달이나 산야에 가득한 초목에는 죄얼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을 살고 있는 조국의 땅에는 미세먼지 이상으로 사람들의 눈을 흐리게 하는 인간들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현직 대통령마저 그 이름을 씻지 못하는 편이니 참으로 한심한 세상이 아닌가 싶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 추석에는 밤 대추를 따고 줍고 했다. 해콩을 넣은 고소한 누룽지를 뭉쳐서 들고 다니며 먹기도 했다. 송편을 빚어 이웃과 나누기도 했다. 동네 사람들과 손에 손을 잡고 동산에 올라 달구경을 하기도 했다. 헌데, 요즈음은 뉴스시간마다 북한의 미사일 등 무기발사 장면을 보아야 하는 어린이들이 불쌍하고, 그런 뉴스를 북한에 돈을 퍼주고 사온다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

 

인류역사가 열리는 순간부터 우리에게는 죄가 있었고 그 죄성은 멈출 줄을 모르고 인류 위에 만연되어 왔기에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인 듯싶다.

 

 푸른 하늘, 푸른 산과 바다, 햇볕과 바람, 산천초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너무도 다른 오늘의 상황이 오기까지는 인류가 가는 길이 잘못된 방향으로만 내달려 왔기 때문이 아닐까.. 다만 우리가 새로 태어나는 아픔으로 대자연의 오묘한 섭리 앞에 더욱 경건해 질 수 있도록 담대한 마음을 가져 보아야 겠다.

 

월병이나 송편이 없는 추석, 조상의 산소에 성묘도 못가는 추석이 될지라도 간절한 기도와 함께 순수하고 착한 우리들의 마음을 되뇌어 본다면 한층 뜻 깊은 한가위가 되지 않을까.

저녁마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 뉴스를 깨끗이 거두어 내고 참다운 우리들의 추억, 가슴에 담긴 내용, 아름다운 정경 등을 성인과 어린이들에게 선사해 준다면 얼마나 큰 보람으로 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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