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가르는 해상 케이블카

2018.10.12 06:53

임두환 조회 수:5

바다 위를 가르는 해상케이블카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임두환

 

 

 

  높고 푸른 하늘이다. 오늘은 목신회에서 부부동반으로 10명이 전라남도 여수() 관광길에 나섰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저 멀리 산등성이에는 솜이불을 깔아 놓은 듯 안개구름이 자욱하고, 가을이 수놓아진 곳마다 무더웠던 여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우리일행은 2018103일 개천절을 맞이하여 15인승 승합차를 빌려 타고, 전주를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계곡이 나오면 다리를, 산이 나오면 터널을 뚫어 놓았다. 사통팔달(四通八達)로 이어진 고속도로를 한 시간 반쯤 달렸을까? 어느새 여수에 도착했다.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얼마 전만해도 가며오며 열차시간을 맞추느라 허겁지겁했던 일들이 새롭다.  

 

 2000년도 전만해도 전주에서 바다여행을 하려면 여수와 목포를 꼽았다.  그 당시에는 도로망이 허술하여 대부분 열차를 이용하던 시절이었다. 예전의 여수 관광명소로는 오동도, 향일암, 금오도, 진남대, 돌산대교가 고작이었다. 그 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면서부터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이순신대교가 야경(夜景)으로 관심을 끌었고, 엑스포해변공원, 돌산공원, 자산공원 등 볼거리가 많아졌다.  

 

 이번 여행에서 꼭 타보고 싶었던 것은 ‘해상케이블카’였다. 우리는 돌산공원을 둘러본 뒤, 서둘러 해상케이블카에 오르기로 했다. 그곳에 도착해보니 점심을 먹기에는 좀 이른 시각이었다. 점심을 마치고 케이블카를 타자는 의견에 따라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왕지사(已往之事) 바닷가에 왔으니 생선회로 배를 채우는 게 우선이라 싶었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아시아에서는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바다 위80~90m 상공을 가로지르는 크리스탈캐빈(5인승) 10대와 일반캐빈(8인승) 40대로 총 50대였다. 케이블카는 시속 5km로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돌산공원과 자산공원 1.5km거리를 왕복했다. 발밑으로 환히 내려다보이는 크리스탈캐빈에 오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일반캐빈을 타야했다. 탑승요금은 왕복으로 어른 1인당 크리스탈캐빈은 22,000, 일반캐빈은 15,000원이었다. 65세 이상에게는 일반캐빈에 한해서만 2,000원 할인하여 13,000원을 받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들뜬 마음으로 해상케이블카에 올랐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자리한 오동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수가을바다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시퍼런 바다물결과 돌산대교, 거북선대교, 이순신대교가 웅장하여 다시 한 번 놀랐다. 이것뿐이 아니었다. 여수세계박람회를 개최했던 해변공원과 남해바다로 길게 뻗은 방파제 위의 빨간색 하멜등대, 아쿠아플라넷[수족관]등은 해변의 매력이었다. 거북선대교의 양 옆은 너무도 달라보였다. 한쪽은 해양공원과 구도심의 활기찬 모습, 어선들이 즐비한 항구도시를 이루었고, 한쪽에는 남해바다 한가운데에 정박해 있는 무역선들의 모습이 너무도 이채로웠다.  

 

 해상케이블카의 종점, 자산공원(紫山公園)에 도착했다. 전망대[日出亭]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은 또 다른 재미였다. 이곳 역시, 여수 시가지와 더불어 엑스포공원, 이순신대교. 엠블호텔, 오동도 풍경이 한눈에 들어 왔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싶으니 내 마음 하늘을 날 듯했다. 전망대 건물 아래에는 기념품과 음료수를 파는 매점이 있고, 바깥 공간에는 하트모양의 나무푯대에 소원과 염원을 담은 수많은 사연들이 나붙어 있어서 남달라보였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처음에는 전주로 오는 길을 헤매지 않으려고 ‘전주시청(全州市廳)’이라고 내비게이션을 찍었다. 일행 중 누군가가 시간이 남을 듯하니 ‘순천만갈대공원’을 다녀오자고 했다. 모두들 그렇게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는 ‘순천만갈대공원’이라고 내비게이션을 고쳐 찍고는 출발했. 순천만을 가려면 바닷가로 안내를 하는 게 기본인데, 웬일인지 자꾸만 산중으로 들어가지 않은가? 모두들 의아해했지만 내비게이션을 믿을 수밖에…. 운행을 할수록 더욱 이상함이 느껴졌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처음에 찍었던 내비게이션이 지워지질 않고 그냥 작동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순천만갈대공원은 가보지도 못한 채, 마음으로만 그리며 구례, 남원을 거쳐 전주에 도착했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다. 그렇지만 바다 위를 가르는 해상케이블카의 스릴(thrill)은 기분 만점이었다. 가을해는 너무도 짧았다. 목신회 부부일행은 이번 여행으로 우의(友誼)를 더욱 다지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족과 함께 이곳, 여수 해상케이블카를 또 한 번 다시 찾고 싶다.                                            

 

                                     (2018.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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