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계가 나왔으면

2018.12.10 09:22

김학 조회 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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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계가 나왔으면
김 학


해외여행이 잦아졌다. 신혼여행은 으레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가족휴가도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가는 게 예사다. 우리 아들딸들도 그랬다. 그만큼 우리네 살림이 나아졌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 언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곤 했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대학시절까지 무려 10년이나 영어를 배웠으면서도 영어권 나라에 가서 자유자재로 대화를 나눌 수 없다. 외국인을 만나면 입이 열리지 않는다. 또 나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웠고, 대학시절에도 교양과목으로 2년 동안 중국어를 배운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인을 만나면 그 중국어 역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학창시절부터 좀 더 외국어공부를 열심히 하지 못한 게 후회스러울 따름이다.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외국어를 배운 게 아니라 높은 시험점수를 얻으려고 공부를 한 탓이다.

자고나면 새로운 기계가 쏟아져 나오는 게 요즘세상이다. 전화기만 해도 그렇다. 가정용 전화기에 이어 삐삐가 나오더니 곧이어 핸드폰이 나왔다. 삐삐에 신호가 오면 바로 가까운 공중전화로 달려가 신호를 보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했다. 그 뒤 핸드폰이 나오니 공중전화까지 갈 필요도 없이 바로 통화를 할 수 있어 얼마나 편리하던가? 핸드폰이 인기를 끌더니 곧이어 스마트폰이 나왔다. 스마트폰은 핸드폰에 비해 기능이 훨씬 더 다양하다. 스마트폰은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카카오톡으로 무료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자유자재로 사진을 찍어 보내고 받을 수 있을 뿐더러 무료통화도 가능하다.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그런 스마트폰도 경쟁하다시피 해마다 모양과 기능이 변하고 있다. 끊임없는 신기술의 발전에 그저 놀랄 따름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농경시대의 속담도 이제 변해야 할 때가 되었다. 지금은 자고나면 변하는 세상이다. 사람의 지혜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텔레비전 광고는 손목시계에 스마트폰 기능을 접목시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런 추세라면 외국어 문제도 곧 해결되려니 싶다. 손목시계 같은 기계에 통역기능을 장착시킨다면 가능하리라. 영어권 나라에 여행을 가면 손목시계 통역기에 ‘한국어-영어’라고 입력한 뒤 한국어로 말을 하면 바로 영어로 통역되는 그런 기계가 개발될 것으로 믿는다. 세계 어느 나라 언어든지 그런 식으로 통역이 된다면 얼마나 편리하겠는가? 오대양육대주를 누비고 다녀도 언어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게 아닌가? 그렇게 되면 내가 학창시절에 어학공부에 매진하지 못했던 걸 후회하지 않아도 되리라.

대학 후배 J는 대학시절에 대만유학을 다녀오신 교수한테 중국어 개인교수를 받더니 지금은 중국 베이징[北京]을 활보하며 13억 중국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살아간다. 내 둘째아들도 대학시절부터 날마다 영어학원에 드나들더니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의 좋은 직장에 취직을 했다. 이들은 미리 앞날을 내다보고 어학공부에 매진한 결과일 것이다.

조선시대 신숙주는 7개 국어에 능통했다던가? 어학의 천재였나 보다. 요즘에도 네댓 개 국어에 능통한 이들이 없지 않다. 어학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일 것이다. 지난 여름방학 때 우리 집에 왔던 큰손자 동현이는 여름방학 때 영어학원에 다닌다고 했다. 그런데 학원에 다니면서도 따로 영어개인지도를 받고 싶어서 모아둔 제 용돈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정도 정신이라면 제 작은아버지처럼 영어와 친숙한 사이가 되려니 싶었다. 초등학교 6학년인 동현이의 영어공부 욕심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지난해 한 달 동안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게 조금은 도움이 되려니 싶다. 공부에도 욕심이 있어야 성적이 오르기 마련이다. 그건 생산적인 욕심이다.

어떤 노인이 95세 생일날 아침 잔칫상 앞에서 자기 자녀들을 모아놓고,
“나는 오늘부터 어학공부를 시작해야겠다. 앞으로 5년을 살지, 10년을 살지 모르지만 지난 30년처럼 무료하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싶구나.”
이렇게 선언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노인은 65세에 정년퇴직을 할 때까지 열심히 일을 했고 그 직장에서 잘 나갔기 때문에 정년퇴직을 후회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퇴직 이후 꿈이 없이 30년을 허송세월하다 보니 95세 때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는 법이다. 나도 지금부터 그 95세 노옹(老翁)처럼 어학공부를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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