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우리 집 10대 뉴스

2019.01.08 16:25

이진숙 조회 수:39

2018년 우리집 10대 뉴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이진숙

 

 

 

 

 

 ‘다사다난’이란 말이 올해처럼 실감난 때가 있었던가?  우리 내외에게 즐거움을 많이 안겨 주었던 손자들이 아빠의 나라로 갔고, 시부모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열반하신 일 등 모두가 나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렇다고 슬픈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평소에 내가 바라던 딸과의 여행도 했으니, 올 한 해는 오래도록 내 가슴속에 아름다움으로 남게 된 한 해다.

 

 첫째 : 512일 오후 730분, 시어머니 열반

 

 지난 어버이날에 뵈었을 때만 해도 식사도 잘 하시고 말씀도 잘 하셨는데 갑자기 그날 점심식사도 하지 않으시고 청심환을 드신 뒤 전북대 응급실에서 산소 호흡기를 낀지 세 시간 만에 열반하셨다. 잔병치레를 하시긴 했어도 그럭저럭 건강하신 편이었는데….

 

둘째 : 66일 오후 1136분, 주무시던 시아버지 열반

 

 시어머니 열반하신 뒤 딱 24일 만의 일이었다전날 오후 시누이들 내외와 우리 내외가 같이 저녁을 먹고 차도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시아버지께서 피곤하니 집에 가서 쉬라는 말씀을 듣고 우리 내외는 집으로 왔다. 6일 이른 아침을 먹고 시누이들 내외는 서울로 올라가고 작은 아들과 함께 주무시다가 그야말로 자는 듯이 열반하신 것이다. 오랜 시간 두 분이 오순도순 지내시며 금슬이 좋으셨는데….

 

셋째 : 핀란드 사위가 손자들과 함께 핀란드로 귀국 

 

 지난 1월에 핀란드 행 비행기표를 예매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철렁했었다. 잡아 놓은 날은 바람처럼 빨리 왔다. 지난 42일 오전 1020분 핀란드 행 비행기를 탔다. 우리나이로 6살박이 막내 루나는 그곳에 눈이 많이 내린다는 말에 ‘빨리 가서 눈사람을 만들어야겠다’며 즐거워 했다. 3남매와 사위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그만 눈물이 쏟아졌다.

 

넷째 : welcome to Korea

 

 아들내외가 5년 만에 집에 왔다. 장인어른의 칠순을 맞아 아들내외가 귀국했다. 남매간에 주고받은 카카오 톡에 동생이 보낸 글귀가 눈에 띄었다. 아들이 장가를 가면 해외동포가 된다는 우스갯소리였다. 그 해외동포가 오랜만에 전주 집에도 오니 모처럼 집안이 사람냄새로 가득했다. 그러나 너무 오래 떨어져 살다 보니 때론 아들이 낯설 때도 있긴 하다.

 

 다섯째 : 지난 423일 손자 가온이와 손녀 루미가 핀란드 에스포에 있는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막내 루나도 그곳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에스포에 있는 초등학교에는 다행히 ‘다문화교실’이 있어서 핀란드 말을 많이 쓰는 과목은 따로 모아 가르치고 있다니 무척 잘된 일이다. 언어는 나이가 어릴수록 빨리 배운다더니 막내 루나는 곧잘 핀란드 말을 한다고 한다. 큰아이들도 잘 따라 하고 있으니, 한국에서 사위가 아이들에게 핀란드말로만 대화한 것이 효과를 본 듯하다.

 

 여섯째 : 손자들과 사위가 에스토니아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사위가 세 아이를 데리고 핀란드 헬싱키에서 배로 한 시간 거리인 에스토니아의 수도 딸린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남자 혼자 세 아이를 데리고 휴가를 가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가끔 보내오는 사진 속의 아이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다.

 

 일곱째 : 우리 부부는 과 함께 일본 마츠야마 여행을 다녀왔다

 

  셋이서 단촐하게 23일본여행을 다녀왔다. 젊은 사람과 여행하니 좋았다. 도고온천, 봇짱시계, 이시태지 절, 마츠야마 성 등 구경거리도 많았 특히 아침저녁 두 차례나 온천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여덟번째 : 딸과 함께 프라하 여행을 다녀왔다

 

 평소에 많이 가고 싶었던 프라하에 딸과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또 그곳에서 에딘버러에 있는 아들내외를 만나니 기쁨이 더 컸다. ‘프라하 성’관람과 그곳에서 내려다 본 ‘프라하’의 야경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특히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카르맨’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아홉번째 : 변산 앞 바다 하섬에 다녀왔다.

 

 변산 앞바다에 연꽃같은 예쁜 섬, 하섬에서 평화교당 여름훈련이 있었다50년도 전에 친정어머니 친구분들과 함께 배를 타고 하섬에 가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 마치 조각배처럼 헤매다가 가지 못하고 다시 변산으로 돌아 온 일이 있었다. 그 뒤 한 번도 가 볼 기회가 없었던 하섬을 지난 여름에 다녀왔다. 맑고 투명한 바닷물과 울창한 소나무 숲 원장님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는 아름다운 하섬은 하루 두 번 바닷물이 갈라진다. 그 풍광에 감탄하며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열번째 풍년이 든 밭농사

 

 올해는 밭농사가 잘 되어 무, 쪽파, 대파 등 채소를 여러 집에 고루 나누어 주었다. 특히 배추농사가 그 어느 해보다 잘 되어서 더욱 맛있는 김장을 했다. 그리고 감도 풍작이라 동생들, 친구들까지 여러 집이 맛있는 감을 먹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대한민국 올해의 사자성어는 ‘임중도원(任重道遠)’으로 정해졌다. 등에 진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일을 맡아 책임이 무겁지만 국정난제를 굳센 의지로 해결하길 기대하며 대학 교수모임에서 정한 사자성어다. 지금 당장 눈앞에 성과는 나타나지 않을 지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믿으며 기다려주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2018.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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