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진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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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달과 여자

2019.01.14 16:59

전희진 조회 수:28

달과 여자

전희진

 

 

 

사람의 몸 속에 사는 달이

만삭의 여자를 하루종일 끌고 다닌다

부엌에서 침실로 거실에서 마당으로

여자의 발뒷굼치에 달라붙은

거실 카펫 올들의 귀가 쭈볏

제 몸 긴장의 털을 바짝 세운다

, 하고 언제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지 모르는,

자고 나면 몰라보게 커져만 가는

여자의

측량할 길 없는 먼 길을 따라

누런 녹두빛 카펫도 제 품을 성큼 늘리고 있다

빛에게 말을 걸듯

하얀 잠 속의 태아가

부드러운 지표면을 두드린다

말을 받듯 세 살 어린아이가

뻗어도 뻗어도 달 속까지 뻗어지지 않는

짧고도 긴 두 팔을 힘껏 벌려

엄마와 달을  모두 감싸 안는다

 

 

 

 

-리토피아,2015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