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만섭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0
전체:
56,636

이달의 작가

전기오염을 말한다

2017.12.23 13:22

라만섭 조회 수:61

전기 오염을 말 한다

 

사람이나 동물의 물리적인 힘이 주된 동력원이던 농경사회를 거쳐, 석탄과 증기기관이 생산 공장의 동력으로 대체되면서부터 산업 전반(주로 섬유산업분야)에 걸쳐 생산성 향상에 놀라운 진보를 보게 되었다. 종전의 원시적인 생산 방법에 비하여 결과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18세기 후반에 영국에서 일어난 이 같은 획기적인 변화를 제1차 산업 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약 백년의 세월이 흐른 19세기 후반 들어 새로운 산업 동력으로 등장한 석유와 전력은, 대량 생산과 공업화를 이룩하는 원동력이 됐다.(2차 산업 혁명). 특히 철강 산업의 진흥과 자동차산업의 발전은 눈부신 바 있다. 전기가 생산 공장과 일반 가정에 공급되면서, 공전(空前)의 대량생산 체계를 이루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던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디지탈 시대(3차 산업혁명)를 알리는 20세기 후반까지 이어졌으며, 컴퓨터에 의한 정보화 시대는 지금까지 우리가 몸소 겪어온 터이다. 다보스(스위스)에서 개최된바 있는 ‘2016년 세계 경제 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말까지 만들어내며 융합 과학시대의 출현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일상화로 진화를 거듭해온 디지탈 혁명은 계속 끝 모르는 진화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는 원래 자연 속에 있어 오는 것이지만, 단지 인간이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해온 것 뿐 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천둥번개 현상을 보고 처음으로 전기의 존재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8세기 후반의 일이다. 만약에 전기라는 동력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현대 생활의 모든 것은 올스톱 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어 인류의 생존자체가 불가능할 판이다.

 

이 같은 전기가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니 아이로니가 아닐 수 없다. 전기 때문에 한밤중의 어두움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밤하늘을 훤히 밝히는 전기불이 전기오염(Light Pollution)의 주범이 될뿐더러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인체에도 해로운 결과를 가져온다고 엘에이 타임즈의 한 기사는 밝히고 있다. 특히 대도시 근교에서는 밤하늘의 은하수가 사라진지 오래이며 밤은 더 이상 어둡지 않다고 한다. 유럽과 북미대륙의 공업화된 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해가 지면 달빛을 벗 삼아 밤하늘에 펼쳐지는 장엄한 별들의 잔치(Starry Majesty)를 감상하던 시절은 사라졌다. 오랜 동안 자연이 주는 낮과 밤의 싸이클 속에서 진화해온 많은 생명체는, 인공적인 전기공해로 말미암아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기가 있어서는 안 될 시간과 장소에 있다는 사실이다. 전기가 있어서는 안 될 시간과 장소란 캄캄한 밤을 말한다. 많은 동물들은 야행성(Nocturnal)이다. 동물뿐 아니라 식물과 미생물도 마찬가지 이다. 인위적으로 낮과 밤이 바뀌면 동물의 야간행동에 혼란을 일으킨다. 이 점에서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심야근무제(Graveyard Shift)로 일하는 사람들은 생체리듬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비만 또는 당뇨 같은 병을 유발하기 쉽다고 한다.

 

세계인구의 1/3은 은하수의 존재조차 모른 채 삶을 마감한다고 한다. 서글픈 현실이다. 이는 순전히 전기 오염의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NASA 과학자들은 전기오염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2%씩 증가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선진 공업 국가들은 기존의 백렬 전구를 전력 절약형인 LED(Light-Emitting Diode)로 바꾸었다. 하지만 LED의 푸른색은 야행동물을 혼란스럽게 만든다고도 한다. 전기공해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어느 정도의 보완책은 없지 않다고 한다. 옥내에서의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삼가고, 옥외와 가로등의 전력 낭비를 줄여 나가며, 옥외의 전등에 우산을 씌우거나 쎈서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필요가 절실 하게 되면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는 날이면 전기 오염 문제도 해결되고 잃어버린 은하수도 되찾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되지 않을까 하고 희망섞인 기대를 품어 본다.

 

 

 

201712월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 온고 지신 라만섭 2018.01.05 100
14 잘 죽을 권리 라만섭 2017.12.29 68
13 날씨 타령 라만섭 2017.12.29 73
12 지금 바로 이 순간 라만섭 2017.12.27 70
11 맨발의 황혼 라만섭 2017.12.27 74
10 물 처럼 라만섭 2017.12.27 43
9 일하지 않아도 먹고살수 있을까 라만섭 2017.12.27 48
8 흡연과 나 라만섭 2017.12.27 82
7 영혼이식도 가능한가 라만섭 2017.12.24 94
» 전기오염을 말한다 라만섭 2017.12.23 61
5 진정한 소통 라만섭 2017.12.23 55
4 주판 이야기 라만섭 2017.12.23 58
3 나잇 값(수필) 라만섭 2017.12.23 35
2 맛있는 사람(수필) 라만섭 2017.12.23 65
1 오줌싸개의 기도(수필) [1] 라만섭 2017.12.23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