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해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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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프로패셔널 포토그래퍼 Teran Park 作)


사람의 몸 거죽(육체)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질문이 우문(愚問)처 럼 들릴 것이다

허나, 사람마다 몸 거죽 값이 정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소고기도 차등을 두고 있 듯.


몸 거죽은 인간의 영혼을 감싸고 있는 고기 주머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사회와 규범이 매겨 놓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우선 대통령의 몸 값을 따져 보자.

국태민안(國泰民安)한 나라경영으로 민심을 장악한 대통령의 몸 값은 감히 매길 수가 없다.

계산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나라경영을 방만하게 운용해 국가를 파탄지경에 몰아 넣은 대통령의 몸 값은 저자 거리에 굴러 다니는 넝마 보다 못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몸 값 계산이 나오지 않는 군주 또는 대통령은 귀했다.

반면에 민심을 파괴한 국가 통치자들은 쓰레기처럼 흔했다.

이들 폭군들의 몸 값을 굳이 매긴다면 푸줏간에 내 걸린 고기보다 못할 것이다.


삼성 이건희 / 애플 스티브 잡스 / 마이크로 소프트 빌 게이츠


세 사람은 20세기 전자 문명 시대를 연 아이콘이다.

이들은 당초 남들이 머뭇거렸던 길을 택해 자신의 몸을 던졌다.


이건희는 반도체, 스티브 잡스는 퍼스널 컴퓨터, 빌 게이츠는 소프트 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들로 인해 세상은 급변했다.

현란한 테크놀로지로 채색하는 가상현실을 실제 삶에서도 맛 보게 된 것이다.

마술처럼 전개되는 전자 문명을 이건희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가 만들어 냈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 3인방의 몸 값은 대체 얼마인가?

과연 이들의 몸 값을 매길 수 있기는 한 것인가?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이런 식의 계산을 할 수 있겠다.

이들의 기업 가치를 매기는 방법이다.


허나, 이는 기업의 자산이지 개인의 몸 값은 아니다.

따라서 이들의 몸 값을 수치로 표기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국회의원과 검사 기업인(모든 경영인 포함) 언론인의 몸 값은 얼마나 되는가?


각 개인의 몸가짐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신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는 국회의원과 검사 기업인 언론인의 몸 값은 금강석(金剛石)도 견줄 수 없다.

그만큼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와는 정 반대의 경우도 허다하다.


지역구와 나라를 위해 헌신하라고 뽑은 국회의원이 사리사욕에 치우쳐 망동을 일삼는가 하면, 조폭처럼 행동하는 검사들도 눈에 뛴다.


정론직필(正論直筆)로 세상을 이끌어야 할 언론인들이 몸 거죽 안에 흑심을 품고 정론을 작파(왜곡), 이를 빌미로 정가(正街)등 사잇길로 빠지기도 한다.


자신만 잘 먹고 잘살겠다며 사원들의 복리(福利)를 팽개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파렴치한 기업인들. 

세상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들이 누구 인가 금방 눈치를 챌 것이다.


X 값보다 못한 몸 거죽 인생들이다.


일반 시정(市井)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신의 가족을 위해 이웃을 위해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해 온 갖 정성을 쏟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야 말로 몸 값이 금 인 것이다.


자신의 이익이 격감하는 것에 개의치 않고 종업원들의 후생복지를 위해 더 많이 나누는 올림픽 가() 식당 주인.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를 정도로, 예수의 가르침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실천하는 작은 교회 목사.

친구의 아픔을 치유키 위해 자신의 신장을 거리낌 없이 내 놓는 눈물겨운 우정.


플라톤이 말했다.

빛을 발한다 해서 모든 것이 금이 아니다.” 


옛사람들은 행동이 반듯하고 의협심이 강한 사람에게 몸 값을 제대로 한다.”고 칭찬했다.

이와는 반대로 처신이 올바르지 못한데다 걸핏하면 중언부언 하는 사람에게는 몸 값이나 제대로 하라!”며 일침을 놓았다.


허우대(몸 거죽)만 멀쩡하고 실속이 없는 사람을 일컬어 체신머리가 없다 거나 또는 속이 비었다고 나무랐다.

자신의 몸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그는 허수아비나 다름없다.


사람들은 오늘도 자신의 몸 거죽을 치장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물질()을 투자한다.

비싼 옷을 입고 수 백 만원이 넘는 가방을 걸치고 호기롭게 세상에 나선다.

허나, 이같은 위풍도 평소의 언행이 반듯하지 못하다면 단지 허세일 뿐이다.


영혼을 감싸고 있는 몸 거죽.


시장통에 버려진 야채와 과일 등으로 하루 끼니를 해결한 견유철학자(犬儒哲學者) 디오게네스는 몸 거죽은 부실했으나, 영혼에선 우주와 같은 생명력이 넘쳐났다.

그 영혼을 감싼 몸 거죽이야 말로 위대한 원자(原子)였던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순간을 사는 일생이지만, 위풍당당한 삶을 위해 몸 거죽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신문 칼럼) 


이산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