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 같이 자던 새

2017.08.28 04:46

서경 조회 수: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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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한 가지에 
같이 자던 새 
 
날새면
제각금 날아 가나니 
 
보아라
우리 인생도 이러하거늘 
 
무슨 일 서러워
눈물 흘리나                       
(당시 번역시) 


이른 새벽, 오랫만에 친구랑 그리피스 팍 산정에 올랐다. 
솔숲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오른 새벽길은 퍽이나 상쾌했다. 
잠시, 친구랑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는 사이, 새벽잠을 털고 일어난 새들이 포롱포롱 날아 들었다.  
같이 날아와 같이 날아가는 새도 있었으나, 같이 왔다 다른 가지로 날아가는 새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대학 1학년 교양 과목 시간에 배운 당시가 떠올랐다. 
조금 서글픈 시이긴 하나, 한편으로는 잔잔한 세상사에 초연하라는 조언도 들어 있는 듯하여 친구에게 한 수 읊어 주었다. 
그동안 새들은 다른 나뭇가지로 날아가 버렸다. 
오래 한 가지에 머물지 못하는 게 새의 습성인가 싶었다. 
하긴, 한 곳에 머물지 못하는 건 사람 마음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기분 전환 겸, 남가주 창작 가곡제에 출품했던 내 자작시조도 한 수 읖어 주었다.  


          <작은 새 한 마리>

작은 새 한 마리가 퉁기며 떠난 가지

여운으로 흔들리다 제 자리로 돌아간다

내 있다 떠난 자리도 출렁이다 잊혀질까

(어쩌면 먼 머언 날 작은 새로 되오려나)


작은 새 떠난 가지 세월은 오고 가고

흔들리는 나뭇잎새 엣날을 잊었어라

내 있다 떠난 자리도 낙엽만이 쌓이는가

(어쩌면 먼 머언 날 흰나비로 되오려나)


철샌지 멥샌지 새들은 다 날아가고 빈 가지만 바람에 흔들린다.

기분 전환삼아 읊은 내 시조가 오히려 상쾌한 분위기를 감해 버린 듯하여, 세미 클래식으로 바꾸어버린 내 자작곡으로  노래까지 한 곡 뽑아 주었다.

곡이 너무 좋다고 문우들이 아예 작곡가로 나서라고 부추켜 주던 노래라 말해 주었다.

하하. 믿거나 말거나.

우리는 다함께 웃었다.

새는 떠났어도, 바람은 오고 가고  세월도 오고 간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것도 있다.

우리는 이런저런  애기를 나누며  가뿐한 마음으로 산정을 내려 왔다.


                                                          (사진 : 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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