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훈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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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혹독한 겨울의 터널이 길고, 어두울 수록 따뜻한 햇볕과 신록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은 더욱 새롭고 산뜻하여 각오가 앞서는 법이다. 더 높은 이상과 보람을 찾기 위 하여 미국 대륙에 상륙한 한인들은, 어려운 장벽과 이질문화의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짧은 이민 사에 비해 근면한 민족으로, 이 땅에 뿌리를 내려 ,성공적인 이민 모델을 창출한 민족으로 비쳐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민족의 조상들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인 좁은 국토에 서 살면서 바다가 두려워 밖으로 나가지 못했었다. 이젠 그 후손들이 용감하게 뛰어 나온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애국의 길이요,영토 확장이며,국력 신장의 길로 조국 발전에 크게 공헌해 왔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각오로 이 땅을 선택한 이민 세대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걷고 있는 역사의 나그네이다. 비록 희생의 제물로 삶의 길목에 서 있다 하더라도,이 대륙의 땅에 영글 사랑을 심어야 할 사명이 있다. 낯 서른 나그네로서 시련과 고통과 눈물,외로움이 없을 수 는 없을 것이다. 이민 세대들에게 왜 이 땅에 왔느냐 고 물으면, 대부분 자녀 교육 때문에 오게 되었다고 대답한다. 때로는 쉽게 자기 합리화를 위한 언급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녀들을 보다 좋은 환경에 성장시켜, 더 훌륭한 교육 시스템에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하고 기회의 나라에서 주류 사회에 그들의 꿈을 펼 수 있도록 하는 소망은 누구나 갖고 왔을 것이다. 


이러한 소망은 아무리 기름진 옥토에 좋은 꿈나무를 옮겨 심었다 하더라도,저절로 뿌리를 내려 자라지 않는 법, 사랑과 정성으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 흙을 북돋우고 물을 주며 가지를 치면서 ,외풍에 휩쓸리지 않고 곧게 무성한 나무가 되어 ,미 대륙 방방곡곡에 푸른 초원으로 덮어, 한민족의 숨결이 뻗어 나가도록 정체성 확립을 위한 헌신의 공동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랑과 보람을 깨닫게 된다. 한편 ,우리 주변에는 이민을 왔기 때문에 아이들을 버렸다는 예기도 종종 들린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이민 역사가 길어지고 ,그 뿌리도 정착 됨에 따라 그들의 비행과 범죄도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이것은 우리 모두 아픔이요 ,고통이며 책임이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하더라도,후손 들을 위한 백년대계의 반석이 튼튼히 놓아지지 않으면,미래를 향한 창조적 민족이 되지 못하고,부평초처럼 떠돌아 다니는 방황 민족으로 전략 되기 쉬울 것이다. 유태인들은 세계 곳곳에서 유랑 생활을 하면서도 그들의 정신 문화와 종교를 그들이 사는 곳마다 뿌리를 내려 당당한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 있다. 


아직도 미 대륙은 매력의 땅으로 각광 받고 있는 듯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다. 마약과 총기, 폭력이 ( 2 ) 난무하고,세계 최첨단 초 강국을 달리면서도 ,최대 도시 뉴욕 맨허탄 뒷골목의 걸인들이 서성거리며 진을 치는 풍경, 참으로 이상한 대륙에 태평양을 건너오는 한민족의 이동 물결은 지금도 끊어지지 않고 있다. 자연이 아름다워 미국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짧은 역사에 족보 없는 심플한 나라 이면서도,소프트 하드웨어로 치밀하게 짜여진 사회,백만장자도 극빈 자도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는 민주주의 동 등의 나라,그래도 약자에게 온정을 베풀어 주는 사회,기독교 적 양심과 사랑에 바탕을 두고 아직도 정의와 인도주의가 살아 있다는 나라,다수와 소수, 정의와 불의 ,선과 악이 부단히 싸우고 있는 사회. 언젠가 다들 성공해서 돌아간다 하지만,지금까지 잘 살고 있어 막상 떠날 수 없는 유혹의 땅인지 모른다. 우리 주변엔 수십 년 이상 여기 살면서 ,미국 시민 권 자 이면서도 마음은 늘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도 도봉산 설악산, 명동 청진동 해장국 골목을 헤매며 그리워하고 있다. 노년에 들수록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은 인간 본능의 상정이리라.성공해서 한국에 돌아간다 하면서도 아름다운 미국이 좋아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 것이다.언제인가 돌아간다고 하는 그 푸념이 이민 생활을 발전하는 촉진제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그 속에 살던 동무가 그립습니다” 그 꽃피는 고향은 우리 가슴에 그립고,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 할뿐 ,지금 문명의 홍수에 밀려 시대 조류에 따라 엄청나게 변색되어 있다. .그 인심 좋던 고향은 이미 떠나버린 토양으로 그리움의 노래에 실려 바다 수평선 너머로 추억의 향기 만이 남길 뿐이다. 우리는 바다 건너 오면서 가져온 고향의 토양을 버리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여 여기서 성장해가는 후손들에게,밑거름이 되어 새로운 고향을 튼튼히 설정 해주는 일이, 우리의 과제이고 보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대륙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중에 시련과 폭풍의 도전 을 받는다 해도 패배와 절망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산다는 것이 거선의 파도처럼 거대한 세파에 도전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자기 목표를 향하여 꾸준한 노력으로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며 사랑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진정한 삶의 보람을 쟁취하는 것이다. 누구나 인생은 살만하며 행복해질 수 있다. 오직 마음속에 감사하는 마음,희망과 보람을 갖고 행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 신념으로 가득 할 때, 누구나 가능한 것이 리라. 어떠한 역경과 불우한 처지에 있어도 차분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여건 속에 최선을 다하는 동안에 ,언젠 가는 수평선 넘어 여명의 동이 트일 것이다. 황금을 위하여 기관차처럼 앞만 보고 질주해오면서 값진

많은 것도 흘리며 달려오지 않았는지 잠시 뒤돌아 봐야 하겠다 .사람을 사랑하고 낭만도 사랑하자! 밤이 새도록 돈을 헤아리는 손가락보다 시 한 줄을 쓰는 손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 행복은 부와 재력에 있는 것이 아니고,보람과 사랑으로 이어진 평범한 생활 속에 있는 것이다 .영국시인 워드 워즈도”Plain living and Highly thinking”이 행복의 요건이라고 요약 하였듯이 평범한 생활과 고상한 사고 ,이것이 이민 생활의 철학 이었으면 한다. 소유의 최대화, 명예의 최고화, 향락의 극대화가 이민생활의 성공일 수 없고, 더구나 행복과 직결 될 수 없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떠나는 것이다. 이 땅에 영원히 머무를 수 없다. 언젠 가는 귀중한 모든 것을 남겨두고 홀로 외롭게 떠나야 할 때가 온다. 타고르는 임종을 맞이하는 인간에게 다음과 같이 많은 교훈을 시사하고 있다. “죽음이 당신의 문을 노크할 때 무엇을 그에게 드리겠습니까? 나는 나의 생명이 충만한 광주리를 그 손님 앞에 내어 놓겠습니다. 나는 절대로 그를 빈손으로 돌려 보낼 수 는 없습니다”. 우리는 떠날 때 무엇이라도 값진 것을 남겨 놓고 떠나야 하겠다. 죄악과 오욕으로 점철된 누더기를 광주리에 담아서는 안될 것이다. 작은 것이라도 아름다운 유산을 생명의 광주리에 남겨 놓고 가야 할 것이다. 보람을 위해서 살고 보람 있는 인생을 살며,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이것이 행복의 열쇠라고 정리하고 싶다. 이제는 경제적 가치 기준에 치중하던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것도 ,삶의 질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 보람된 생활로 다시 조명 할 때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