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선교여행을 기다리며

2018.09.04 15:05

조형숙 조회 수:7913

  불과 60-70년의 한국은 가난한 나라였다. 한국은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친척, 이웃을 잃고 실종된 사람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참혹한 전쟁 후에 가난과 굶주림으로 살던 한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가난했다. 그 때  미국의 에버렛 스완슨 목사는 컴패션을 설립하고 수십만명의 아이들을 살렸다. 컴패션은 대한민국의 큰 은인이다. 한국에서 시작된 컴패션은 현재 전 세계 25개국 180만명 이상의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 한 어린이를 향하여 보낸 사랑이 큰 기적을 이루어 내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 한 사람의 기도로 시작된 기적이 바로 컴패션이다. 한국은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기 위해 수혜국에서 후원국이 되었고 2003년 후원규모가 세계 2위에 올랐다. 전세계 많은 어린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귀한 통로가 되고 있다. 사랑을 받고 또 사랑을 돌려주는 귀한 일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그 중 한사람의 이야기는 이렇다.

   기자로 시작하여 서울 경제신문 사장을 역임한 64세의 임종건씨는 컴패션의 후원자다.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에 갈 수 없는 가정형편에 처해 있을 때 한 후원자로 부터 도움을 받게 되었다. 펜실바니아와 뉴욕 접경지역의 철도 공무원인 메컨로이와 코넬 두 분이 대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지원해 주었다. 영어를 배우면서 직접 영어로 수천통에 달하는 편지를 썼다. 후원자는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이면 "사랑한다. 너를 위해 기도한다." 꼭 편지를 보내셨고, " 하고 싶은 꿈을 위해 전진하라"고 말해 주셨다. 후원자와 후원 어린이가 상봉하던 날 남산에서 식사를 하면서 "미국에서 만나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고 한 약속이 현실이 되었다. 대학 졸업 후 기자로 일하면서 미국 방문을 하게 되었고 값진 추억을 만들어 갔다. 후원자님은 이미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 동안 받은 사랑과 그 빚을 갚을 차례가 되었음을 마음에 품고  2007년부터 태국의 '짓수디'와 우간다의 '로날드'를 후원하고 있다.  받은 은혜에 비하면 십분의 일도 못미치는 것이지만 두 아이라도 정성껏 도와주고 사랑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후원해왔다.  그리고 10년후 드디어 로날드를 만날 수 있었다. 함께 만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내가 섬기는 교회는 새 성전을 건축하느라 힘들고 여유가 없었던 시기였음에도 컴패션 후원에 참가할 수 있느냐는 요청에 동의했고 기회를 열어주었다. 컴패션의 취지에 감동한 1000여명의 교인들이 새로운 후원자가 되었다.  나의 가족도 4명의 후원을 하게 되었다. 한 어린이에게 매달 38불의 후원비를 보내고 있다. 내가 후원하고 있는 아동은 과테말라에 살고 있다. 께일라 마를레니 로스메리다 아시그 또끄라고 하는 긴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다. 2008년 12월1일 출생했다.아버지는 농장에서 임시직으로 일하고 어머니는 집안일을 하고 있는 가정이다. 마를레니는 성경학교에 잘 참석하고 있고 숨바꼭질, 그룹게임, 훌라후프를 좋아한다고 컴패션이 소개해 주었다. 보내온 사진의 마를레니는 눈이 똘망똘망하고 입술은 꼭 다물었고, 두 손은 얌전하게 깍지끼어 배위로 살짝 얹었다. 이제 9살이 된 아이는 좀 어른스러워졌지만 아주 귀엽다.가끔 컴패션을 통해 그림과 간단한 인사를 보낸다. 보고 싶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으나 생일과 크리스마스에 선물만 보내 주었다. 어떻게 자라고 있을까, 학교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을지, 성경공부는 열심히 하는지 궁금하고 보고 싶었다.

   금년 봄에 멕시코 선교를 다녀 오면서 선교의 중요함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가지 않으려면 보내라"는 말씀은 늘 들어 왔고 조금씩의 선교비로 마음을 대신했으나 이제 내가 직접 가보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용기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속에 그들을 사랑하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 건강도 필요하고, 들어가는 경비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잠시 비울 직장에 허락도 있어야 하고 혼자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함께 할 동역자도 필요하다. 마침 컴패션을 위한 과테말라 선교 여행이 교회일정에 계획되어 있어 함께 갈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자신이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과연 여행의 목표달성에 나의능력을 조금이나마 보탤 수있을지 가늠해본다. 출발은 목사님을 선두로 12명이 떠나게 되고 비행기 티켓은 이미 구입해 놓았다. 이제부터는 체력도 키워야하고 스패니시도 좀 더 익혀야 한다. 같은 시간 같은 환경속에서 좀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해야 한다. 내 삶을 돌이켜 보면 내 가족, 내 자식, 나 자신을 위하여 열정을 사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조그만 사랑을 나눌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기도로 준비하자.

    가난으로 꺼져 가는 한 생명을 살리는 사랑은 어린이들을 가난으로 부터 자유롭게 만든다. 컴패션을 통해 새 삶을 얻은 아이들의 이야기는 너무 많다. 결연을 했던 씨앗들이 꿈을 키우고 커다란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그 열매는 또 다른 컴패션의 씨앗이 되어 뿌려지고 자라난다. 처지가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 후원하고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컴패션이다. 희망이 없어 보이는 메마른 땅에도 어린이 꽃은 피어난다. 후원자들이 심어 놓은 결연의 씨앗들은 후원 어린이에게 자유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난의 굴레를 벗고 일어나 꿈을 이루어가는 많은 후원 어린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작은 꿈을 키워간다.  오늘도 열심히 스페니쉬공부를 익히고 있다. 

    마를레니! 9월에 갈께 기다려. 우리 그 때 반갑게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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