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대망의 롱비치 마라톤

2018.10.06 22:39

서경 조회 수:20

 2018 롱비치.jpg



2018년, 대망의 롱비치 마라톤이 내일로 다가 왔다. 
우박비를 맞으며 죽을 고생을 하고 뛴  OC 마라톤 이후로 거의 일년 반만에 다시 선다.
해피 러너스 멤버가 되고 처음으로 참석하는 공식 마라톤이다. 
18기 동기생들이 대거 등록을 했다. 
풀은 언감생심, 여전히 나는 하프 마라톤을 신청했다.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벌써 가슴이 뛴다. 
오늘은 10월 6일 토요일. 

날씨가 선선하고 맑아, 내일도 같은 날씨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빕넘버를 받기 위해 다함께 공원에서 모여 롱비치 컨벤션 센터로 갔다. 
먼저, 대회측에서 팀 별로 미리 정해준 자리에 텐트를 치러 갔다. 
내일 새벽부터 나와서 응원해 줄 봉사자와 뛰고 들어 와 쉴 선수들을 위해 텐트를 두 개 쳤다. 
부회장과 총무의 능수능란함에 혀를 내둘렀다. 
역시 연륜이란 그저 얻어지는 게 아니었다. 
옆 자리에서는 마라톤 명가 KART가 텐트를 치고 있었다. 
컨벤션 홀로 들어 서니,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오고 간다.
저마다 이메일로 받은 QR 코드와 ID를 내 보이며 빕넘버를 받았다. 

번호는 5362.

숫자 둘 둘을 합하니, 88 (팔팔)이다.

숫자상으로는 조짐이 좋아 보이는데, 글쎄다.

몇 년 전, 헐리웃 마라톤에서는 빕넘버가 1111로 정말 보기 힘든 숫자였다.

넘버 원(1)이 네 번이나 연달아 나오니, 기분상으로야 일찌감치 받아 놓은 1등감이다.

하지만, 숫자에 불과했던 그 날의 빕넘버를 아직도 기억한다.

그럼에도, 빕넘버가 마음에 들면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는 건 사실이다.
빕넘버 밑에 봉사자가 WS 라고 메모를 해 준다. 
시스템이 날로 고도화 되어감을 느낀다.
빕넘버를 받고 발을 옮긴 곳은 티셔츠 코너.
빕넘버를 내 미니, 스몰 사이즈를 내 준다. 
알고 보니, WS는 티 셔츠 사이즈였다.
체격을 척 보고는 묻지도 않고 스몰 사이즈로 써 준 거다.
올해는 티 셔츠가 다크 그레이 컬러 톤이었다. 
개인적으로는 2016년도 블루 컬러 톤이 마음에 들었다. 
2017년도 티셔츠 두 장에 $5이란다. 
지난 해 거라, 그저 주다시피 한 가격이다. 
내가 좋아하는 블루 컬러라 두 말 없이 샀다.
연습용으로 입으면 아주 좋을 것같다. 
양말도 색깔 별로 몇 켤레 사고, 이 코너 저 코너에서 주는 공짜 선물도 받다 보니 어느새 가방이 불룩해졌다.
거의 다 돌고 나올 무렵, 롱 비치 마라톤 대형 현수막 앞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뭔가 싶어 들여다 봤더니, 수 백 수 천 러너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별처럼 박힌 수많은 러너 이름 중에 내 이름도 보인다. 
뿌듯한 자부심이 솟아 오른다. 
연습 부족으로 불안하긴 해도 출발선에 설 때는 늘 설렌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내 속도대로 편안히 뛰는 거다. 
평상시 대로 가면 마일당 12분. 
12분을 중심으로 컨디션이 좋아지면 11분으로 뛰고 조금 힘들면 13분으로 뛰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날씨만 심술을 부리지 않으면 Fun Run 할 것 같은데 어찌 될 지 모르겠다. 
3년 전, 뜨거웠던 그 날의 악몽이나 되살아나지 않기를 빌며 내일 새벽을 기다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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