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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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나무 그루터기

2019.01.08 17:25

Noeul 조회 수:25

나무 그루터기 - 이만구(李滿九)
                                   
공원 가는 길, 그 집 앞 지날 때면    
지팡이 짚고 펭귄처럼 절뚝거리시며 
낯선 이국 동네 한 바퀴 걸으시고          
집으로 돌아오시던 울 아버지의 귀띔
혹시라도 고향에 못 가고 죽거들랑  
양지바른 곳 저 뜨락에 묻어달라던
그 흔들리는 기억 되살아 나곤 한다 

그 집엔 큰 나무 그루터기 하나가
커다랗게 정원 앞 잔디밭에 누워있다
수명이 다해서 인지 잘라 베어 버린  
그을리고 장엄한 나무 밑동으로 보아        
오래 동안 살았던 고목이었으리라
이제 그 등걸은 마치 이장할 수 없는
무성했던 한 그루 나무 무덤과 같다
                                      
아침 산책 길, 그 집 앞 지날 때면
새로 심은 단풍나무와 고목 그루터기
서로 어우어진 아름다운 정원 속의
안개 자욱한 이슬 맺힌 잔디 위에서
흔들의자에 걸터앉으신 울 아버지가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갔다 오라고 
손사래 치시는 모습으로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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