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 칼럼
2019.07.04 16:13

카멜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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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known 그리스 산토리니 섬 일몰 전경


편집국은 이른 아침부터 북새통이었다. 


원고 마감시간이 불과 30분 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 였다. 


사회부를 비롯한 정치부 경제부 문화부 등 취재 관련 부서 데스크(부장)들은 안절부절이었다. 

유리 재떨이에 담배 꽁초가 수북한 것이 이를 증명했다. 


잠시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데스크들은 해당 부서 소속 기자들을 향해 핏대를 세우며 원고 출고를 재촉했다. 


다혈질인 현시국 사회부장은 검찰과 경찰 출입기자들을 향해 볼펜을 움켜쥔 손으로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이봐, 잘라 빠진 기자 양반들. 도대체 어젯밤에 얼마나 퍼 마셨기에 아직도 술 냄새가 진동하는구만! 그건 그렇다 치고….아직도 원고지를 끌어 앉고 뭉개고 있다니,오늘 신문 포기하려고 작정들 하셨나?” 


데스크는 그러고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인 유리 재떨이를 니놀륨이 깔린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순간 재떨이 속의 담배꽁초들이 튀면서 담배 재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편집국은 담배 재에서 발산하는 고약한 냄새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신출내기 기자를 비롯한 20여 명의 사회부 소속 기자들은 데스크의 광분을 곁눈질하며 전전긍긍하는 눈치였다.

사회부 소속 여자 사스마리기자(일본어:사쓰마리<경찰 출입기자>의 변형)인 정다운 기자는 데스크의 광분에 질려 눈물을 찔끔거렸다.


데스크가 열을 받으면 그 누구도 말리지 못했다. 

편집국의 수장인 편집국장은 물론 신문사 사주도 속수무책이었다. 

사회부 데스크는 편집국내에서는 무소불위였다. 


데스크가 이렇듯 독불장군처럼 행세를 해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그의 카리스마 때문 였다 . 

올해로 기자 생활 30년 째인 데스크는 대한민국 언론계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통했다. 


사스마리 기자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숱한 특종과 추리소설과도 같은 빼어난 기획기사, 그리고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칼럼으로 언론계는 물론 정계와 학계에 이르는 광범위 한 지지층을 형성했다. 

특히 대학생은 물론 고등학생과 작문에 관심이 높은 남녀노소 계층들이 현부장의 글을 길라잡이 삼아 글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정평이다.


이처럼 현시국 부장의 탁월한 문장력은 살아있는 전설이었던 것이다.

하여, 이같은 아이돌을 누가 감히 건드릴 수 있겠는가.


팔뚝 위까지 소매를 걷어 붙인 데스크는 팔짱을 낀채 기자들 주변을 돌며 원고지에 눈길을 주었다.

원고지를 끌어 앉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기자들은 모두 21명이었다.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면 이랬다.

사회부 차장 2명(남녀 각각 1명씩)을 비롯한 10년 차 이상 중견기자, 1년~5년 차 수습 및 경력 기자 등이다.

이 가운데 모두 8명이 여자 기자였다.


새파랗게 질려 눈물을 찔끔거린 정다운 기자도 이 중 한사람인데, 정기자는 수습 기자 1년 차였다.

매우 느린 걸음 걸이로 기자들 등 뒤를 슬금슬금 걷던 데스크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원고지를 훽 낚아 챘다.

검찰 출입을 하는 탁현민 기자의 원고지였다.

여덟팔자 송충이 눈썹을 한 채 탁기자의 원고지를 순식간에 훑어내린 데스크가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이봐, 탁기자! 이걸 지금 기사라고 쓴건가?"

".....?"

데스크가 덧붙였다.

"어제 검찰에 송치된 아무개 국회의원은 집권당 중진에다가 대통령과도 각별한 사이인데, 기사를 이따위로 두루뭉수리하게 작성하면 어떻게 하나? 도대체 문장 행간에 주어(主語)가 없잖아! 탁기자의 논조는 다분히 아무개에게 면죄부를 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구만. 안그래?"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데스크를 올려다 보고 있던 탁기자 말했다.

"부장님! 제 뜻은 그게 아니라..."

데스크가 탁기자의 말을 낚아챘다.

"아니면....대체 뭔가? 혹시 탁기자가 아무개 국회의원과 학교 선후배 사이라서 이따위로 말도 안되는 기사를 작성한 건 아니겠지?"

데스크는 그러고는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탁기자의 원고지를 북북 찢어버렸다.

찢은 원고지를 손에 움켜쥔 데스크가 탁기자를 향해 소리쳤다.

"이봐, 탁기자! 발로 써도 이보단 훨씬 졍교하게 쓸수 있다구. 내 말 뜻은 사심(사심私心)이 개입되지 않은 정론(正論)을 쓰라 이말이지."

여기까지 말한 데스크가 잠시 입을 다물고 북북 찢은 원고지를 쓰레기통에 구겨 넣은 뒤 이내 말꼬리를 이었다.

" 기자가 기자다워야지, 안그런가?"


이렇듯 데스크는 아침 기사 출고 시간 내내 사회부 소속 기자들을 들볶았다.

일간지 '정론직필(正論直筆)'이 대한민국 최대의 독자층과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이유는 현시국 부장과 같은 올곧은 언론인이 있기 때문 였다.


아무튼 데스크가 광분하며 기자들을 조진 탓인가. 별다른 어려움없이 예상대로 원고가 마감 시간에 모두 출고됐다.

기자들이 출고한 기사들을 수석 차장들과 함께 토씨하나 놓치지 않고 신중을 가해 가필한 데스크는 모든 원고를 편집부장에게 건넸다.

현부장에게 사회부 원고를 넘겨 받은 편집부장은 즉석에서 원고를 읽어내리고 헤드라인과 소제목을 대충 뽑고는 원고들을 즉각 교열부로 넘겼다.

원고를 다듬기 위해서였다.


한편 편집국 한 모퉁이에 설치된 편집국장실에서는 현시국 부장과 편집국장이  머리를 맞대고 신문 종합판에 게제할 탑기사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이자리에는 정치부장과 경제부 소속 데스크도 함께 했다.

편집국장이 말했다.

"잠시 전, 보스(언론사 사주)를 만나고 왔소. 상당히 심각한 어조로 말합디다. 오늘 자 신문에는 아무개 국회의원과 관련된 기사를 뭉개달라는 거였소."

편집국장과 마주한 현부장이 핏대를 세우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요,기사를 홀드시키라고....도대체 이유가 뭐랍니까?"

편집국장이 말했다.

"부장도 잘 알다시피 아무개가 누굽니까? 실세중에 실세 아뇨...그런 자를 우리가 섣불리 건드렸다가 굵어 부스럼을 만드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잖소. 가뜩이나 최근 들어서 우리 신문에 대해 수구 꼴통 언론입네 하면서 세무 조사 운운 하며 겁박을 일삼는 터인데, 소나기는 피하고 보는것이 상책아닙니까?"

현부장이 말했다.

"국장님, 안됩니다. 기사를 뭉개다뇨? 그건 있을 수 없어요. 아무개 의원 비리 스캔들은 우리 정론직필이 제일 먼저 터뜨린 특종이고 또 한 메가톤 급 사회 잇슈이며, 현정부를 긍지로 몰아놓을 수 있는 엄청난 호재아닙니까? 뿐만 아니라, 이 특종 기사로 말미암아 정론직필이야 말로 독보적인 정론지라는 인식을 다시한번 온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주요한 계기가 될터인데 여기서 꼬리를 내리고 모른척 하자고요....설마 회장님의 머리가 갑자기 이상해 진 것은 아니겠죠?"


현부장이 탁자를 거세게 내리치는 바람에 종이컵이 공중 부양하며 속에 담은 커피를 쏟아 냈다.

이같은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정치부 데스크와 경제부장이 현부장에게 다가서서 등을 두드리며 컴다운 할 것을 구했다.

분위기가 갑자기 산만 해지자 편집국장이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며 현부장의 눈치를 살폈다.

현부장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허공에다 담배 연기를 길게 내 뱉은 편집국장이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물론 현부장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 역시 어쩔 도리가 없소. 회장님이 완곡하고도 단호하게 아무개 의원 사건 기사 만큼은 한 번 봐달라고 저리도 읍소하시는데 낸들 버틸 제간이 있겠소. 저 양반(사주)이 그럽디다. 기와집 실장이 직법 전화를 걸어와 아무개 의원 사건 기사를 축소해 달라고 했다는 거요. 그러니 회장님도 진퇴양난인 처지가 된거지... 헌데, 다행인인 것은 다른 언론사도 모두 엠바고(기자들 사이의 암묵적 약속)를 하기로 결정했다는거요."

"엠바고라뇨... 무슨 엠바고 말입니까?"

편집국장이 말했다.

"아무개 의원 사건 기사는 일단 여론이 누그러질 때까지 뭉개기로 했소."

현부장이 말했다.

"빌어먹을, 기와집!"


결국 이날 자 정론직필 신문 1면 종합판 헤드라인은 아무개 의원 비리 스캔들 기사가 아닌 유명 연예인 이혼 기사로 대체 됐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후 출간된 조간 신문 정론직필은 신문 가판대에 올려졌고 아침 출근 길에 정론직필을 집어 든 독자들은 신문을 보자마자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보도불럭 한켠에 설치한 쓰레기 통에 신문을 구겨 넣었다.


신경질적으로 신문을 쓰레기 통에 처넣은 20대 후반의 아름다운 여성이 혼잣말로 말했다.


"볼솃! 정론직필이 갑자기 왜이래... 외신들도 다투어 연일 대서특필한 아무개 의원 비리 사건을 단 한줄도 보도하지 않다니, 다른 기레기 신문들이야 그렇다 쳐도 정론직필 만큼은 말그대로 존재감을 드러낼 줄 알았는데, 이 신문 마저도 권력 에게 추파를 던질 줄이야."


독자들의 이같은 감정을 반영 하듯 정론직필이 출간된 직후 불과 십여 분도 채 되지 않아 신문사 안내 전화는 물론 편집국 내 모든 회선이 폭주하는 민원전화로 결국 불통이 되고 말았다.


이같은 현상은 정론직필 독자들 뿐만 아니라 반대진영의 신랄한 비판과 비아냥이 넘쳐 났기 때문 였다.


한달 후


아무개 국회의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떨어졌다.


내용은 이랬다.


아무개 의원은 물증도 없는 카더라 혐의로 기소 됐으나 검찰조사 결과 뚜렷한 혐의가 없어 불기소 처분 한다.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자 기레기 언론은 보라는 듯 환호작약하며 언론인들의 속어인 '빨아주는 기사'로 아무개 의원의 명예를 회복해 주는 지면과 마이크로 도배했다.


새로운 언론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유튜브에서도 침을 튀겨가며 아무개 의원에 대한 심층보도를 쏟아냈다.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 했던 언론사 정론직필도 슬그머니 팬을 들었다.

정론직필 독자들의 극성스런 코멘트 요구 때문 였다.


오피니언 대표로 팬을 든 것은 다름아닌 현시국 사회부장이었다.


현부장은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으나 결국 여론의 요구를 따랐다.

백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자신의 고정 칼럼 지면인 '정론직필(正論直筆)'을 통해서 였다.

편집국장과 언론사 사주와 기사 출고 건과 관련해 갑론을박 하며 핏대를 세운지 한달 만에 휘갈긴 칼럼이었다.

자신의 바이라인(記名)을 내 건 칼럼은 기승전결을 이렇게 전개했다.

그리고 그의 칼럼은 세인들을 경악 시켰다.


자신을 사랑하는 구독자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입에서 육두문자를 쏟아내며 빗발치 듯 비난한  현시국 부장의 칼럼은 도대체  어떤 내용인가? 


칼럼을 지면으로 재구성 해보자.


'검찰이 기소한 아무개 의원의 비리 사건을 법원이 불기소 처분 한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이유는 팩트(물증)는 없고 카더라(정황)에만 의존해 수사를 해 온 검찰과 이를 받아 쓴 언론의 부화내동이 죄도 없는 정치인을 파렴치한 범인으로 몰았기 때문이다.

비록 늦은 감은 있으나 지면을 빌어 아무개 의원에게 용서를 구한다.

다선(多先)인 아무개 의원은 그동안 의정생활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 경제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해왔다.

또 한 그는 현 정부의 집권을 창출하는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런가 하면 청백리로도 알려진 아무개 의원은 국회에서도 동료 의원들의 모범이 될 정도로 반듯한 언행의 대명사였다.

이럴질데, 어찌 아무개의원에게 범죄자라는 멍에를 함부로 씌울 수 있겠는가.

필자는 이번 아무개의원 비리사건 해프닝을 통해 언론이 지양해야할 과제를 다시한번 심사숙고하게 된다.

기자가 팬을 통해 한사람의 생사를 가늠하는 일을 예삿일처럼 해 온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기자는 사건 기사를 다루는데 있어서 팩트체크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한다.'


칼럼은 몇 구절의 행간을 더 부연했으나 주요 부문만 인용했다.


한편 사건의 당사자인 아무개 의원과 기와집 관계자들은 정론직필 칼럼을 읽으며 무릎을 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캬...경천동지할 일일세 그려. 천하의 현시국 부장께서 이런 칼럼을 다 쓰다니."


비단 놀란 것은 기와집 뿐만이 아니었다.


동업자인 기자들도 놀랐고 정론직필 사주도 입이 귀까지 찢어져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었다.

너무나 기뻐서였다.

현부장 덕분에 지긋지긋한 기와집 협박에서 벗어난데다, 더욱이 염라대왕같은 세무조사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현부장의 칼럼 덕분에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제고로 남은 엄청난 양의 소주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칼럼을 읽고 열을 받은 전국 방방곡곡의 독자들이 현시국 부장을 안주삼아 잘근잘근 씹으며 소주를 마구 들이켰기 때문 였다. 


당해 소속 사회부 기자들 역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아니, 사회부 뿐만 아니라 편집국 소속 기자 모두가 같은 느낌이었다.


문제의 그 칼럼이 현시국 부장 손으로 쓰여졌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무엇에 홀린 기분이었다.


아침마다 자신을 쪼아댔던 현부장을 증오 했던 여기자 정다운도 칼럼을 읽고난 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데스크는 절대 이같이 빨아주는 칼럼을 쓸 지조없는 인간이 아니었다.

현시국 부장이야 말로 정론직필의 대명사가 아니던가.

헌데, 이게 무슨 조화냐?


카멜레온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그런데, 대체, 왜, 데스크가 하루 아침에 이토록 낮간지로운 칼럼으로 권력에게 대놓고 아양을 떠는 것일까?


이제 비로소 언론의 생태계와 속성을 이해하는 단계에 접어 든 정기자가 혼란스런 생각에 잠긴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생생하게 눈 앞에 전개 됐기 때문이다.


아무튼 현시국 부장의 칼럼은 대한민국 전체를 휘돌아 치며 숱한 뒷 말을 생산해 냈다.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벼라 별 추측들이 난무했다.

정론직필과 반대 노선을 지향하고 있는 진보 언론들은 현부장의 변신이 햇갈린다는 듯 갈짓자 논평과 추측기사를 갈겨대기에 여념이 없었다.


현부장의 칼럼 파동이 있은 지 1개월 후.


또 한번의 파고가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정론직필 신문사 현시국 부장 기와집 합류!


신문과 방송 유튜브가 앞다퉈 발표한 특종 헤드라인이었다.


현시국 부장, 아니 현시국 기와집수석은 이 후 승승장구하며 국회에 진출, 금배지를 달고 의정 활동을 펼치던 중 대기업 관련 비리 사건에 연류돼 검찰에 송치됐다.


아이러니 한 것은 현시국 의원의 비리 사건을 과거 자신의 부서 사스마리 기자 였던 정다운 기자가 담당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현의원이 마주한 정기자는 과거의 햇병아리 기자가 아니었다.

이제는 법조계를 휘젓는 베테랑 기자로써 정치인들에게 매우 부담스런 존재였다.


과거 언론사 재직시절 자신의 반듯한 모습을 정기자에게서 보는 것 같았다.

아니, 빼어 닮았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정기자의 팬대에 낚이기만 하면 너나 할것 없이 곤욕을 치뤘기 때문 였다.


그러한 현시국 의원도 이제 정기자 앞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난 시절 자신의 데스크로서 존경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 작금의 현의원이었지만, 비리 사건에 연류된 지금은 어림반품도 없었다.

조질것은 철저하게 조지고, 따질것 역시 철저하게 따지겠다는 것이 현의원과 마주한 정다운 기자의 심사였다.


검찰청 포토라인에서 자신과 눈을 맞춘 정다운 기자가 껄끄러운 질문을 쉴새 없이 퍼붓자 현시국 의원이 정기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이봐, 정기자. 아직도 발로 기사를 쓰나? 좋은게 좋은거 아닌가..."


이산해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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