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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세상을 향한 넉두리 한마디

2019.11.22 22:36

라만섭 조회 수:3

세상을 향한 넋두리 한 마디

 

오래간만에 한국에 나갔다. 거기서 세상을 풍자하는 상상의 날개를 펴게 됐다.

 

요리조리 수선거리며 돌아가는 요즘의 세태를 바라보고 있던 가축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만장일치로 가결한 케치프레이즈가 있으니, ‘우리는 절대로 인간을 닮지 말자라는 것이다. 그들의 눈에 비친 인간 사회의 단면은 아래와 같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위에 군림하며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는 인간이라는 이름의 동물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너무 어수선하고 천박스럽다. 평화로운 구석이란 찾아보기 어렵고, 온통 어지러운 일들로 세상은 꽉차있다. 도처에서 거짓말 욕지거리 쌍소리가 난무한다. 가짜가 판치며, 믿거나 말거나 식의 가짜 뉴스가 범람한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를 예로 들자면, 사설 방송국의 창궐이다. 기존의 미디어인 지상파 방송에서 좀 낯이 익은 출연자들이 어느새 제각각 유튜브 채널의 진행자로 변신한 것을 목도하게 된다. 그러지 않아도 이런 저런 사람들로 차고 넘치는 유튜브는 그야말로 1인 미디어 시대임을 실감하게 해준다. 옳고 그른 것은 둘째 치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요란한 뉴스는 세상을 어지럽힌다. 인간들의 눈치를 보면서 그 속에서 살아야하는 우리들의 마음인들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품격 없이 막말을 마구 토해 내는 지도층에 있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 또 어디서 생겨났는지도 모를 정체불명의 신조어가 판을 친다. 우리가 대대로 그 속에서 목숨을 부지하며 연명해온 기존의 인간 사회가, 어지럽게 변질돼 가는 현장을 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전에 보던 전통적인 가치는 더 이상 보기 어려워졌다. 여러 면에서 가짜가 진짜를 몰아내고, 참말보다 거짓말이 날뛴다. 이제는 인간들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 그들의 말을 믿었다가는 큰 낭패를 보기 일쑤이다.

 

얼마 전에 읽은 극작가 장소연씨의 신문 칼럼이 생각난다. 인간()의 말()이 곧 믿을 신()’인데, 오늘날에 와서 이는 완전히 헛말이 돼버렸다고 그는 한탄한다. 맞는 말이다. 사람들의 말을 어디서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것인지 의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처럼 어지럽게 돌아가는 어려운 시기에 처하여, 마침내 우리 가축들이 어렵게 한자리에 모여 인간을 닮지 말자고 하는 시국 선언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하찮은 짐승들의 소리라고 그냥 뭉개 버리지 말기를 바라는 우리의 염원을 헤아리기 바란다. 멀리서 메아리 되어 돌아오는 우려의 소리가 들려온다.


부디 인간들의 성찰을 기대해 본다.

 

 

 

 

20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