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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은 하나를 남겨 놓으면 까치밥이 된다. 하나도 따지 않고 모두 다 남겨 놓으면 까치의 진수성찬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김동원 작가의 짧은 포토 글이다.
시각이 새롭다.
주렁주렁 달린 과실수 곁을 지나쳐도 새들의 ‘진수성찬’은 생각지 못했다.
교사는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시인은 잊고 있는 것을 일깨워 준다고 했던가.
그는 남이 미처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고 생각한다.
사물을 다사롭게 바라보는 그의 글은 늘 단순명료하면서도 깊다.
그래서 나는 그의 글을 좋아하고 사진을 좋아한다.
몇 년 전, 우연히 ‘김동원의 글터’를 알게 되었다.
사진을 보고 글을 접한 첫순간부터 나는 그의 팬이 되었다.
딱,  내 취향의 사진과 글을 쓰고 있었다.
그의 사진은 들여다 보고 있으면 내 시적 영감을 자극했다.
나는 그의 사진에 나만의 감성적 글을 써 보고 싶었다.
그에게 연락을 취했다.
혹, 사진을 써도 좋으냐고.
그는 너무도 흔쾌히 허락했다.
발로 뛰며 찍은 사진을 공짜로 쓰겠다는 무염치에도 그는 마다하지 않았다.
거듭 감사하다는 말에, ”유명 사진작가도 아닌데요, 뭐...” 라고 했다.
참 겸손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간성까지 좋아, 만난 적도 없는 그가 더욱 좋아졌다.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 되고 스마트폰이 일상화 되면서 나도 꾹꾹 눌러 찍었다.
사진작가처럼, 빛의 농담이나 방향 그리고 멋진 구도는 과외의 일이다.
작품이랄 것도 없는 사진에 나는 생각을 입혀 갔다.
카카오 스토리에 내 사진과 글이 쌓여 가고, 덩달아 내 문학서재에도 600 여 편의 글이 저장되었다.
지금도 끊임없이 쓰고 있다.
잘 쓰고 못 쓰고, 문학적 가치가 있고 없고는 차후의 일이다.
스쳐가는 공간과 사라지는 시간 속에서 다만 나의 느낌과 생각을 붙들어 두고 싶은 몸짓일 뿐이다.
내가 떠난 뒤에, 나의 자녀와 내 사랑하는 벗들이 ‘아, 그때 이런 생각을 했구나!’하고 나의 숨결을 느껴주면 고맙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거다.
어찌 보면, 요즘 나의 글쓰기는 내 삶의 비망록이요 수필로 쓰는 유언장이다.
한동안, ‘김동원 글터’ 방문이 뜸해졌다.
내가 사진을 직접 찍게 된 이유도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몇 년 전부터 그의 새로운 사진이나 글이 올라 오지 않았다.
여러 번 들어 갔으나 계속 새로운 글을 볼 수 없었다.
그는 상당히 부지런한 작가였는데 어쩐 일인가 싶었다.
그의 글과 사진을 못 보는 섭섭함과 함께 일신상의 문제라도 있나 싶어 걱정이 앞섰다.
그러다, 엊그제 내 페이스북에 ‘알만한 사람’ 리스트에 김동원 작가가 떴다.
나는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우린 메시지로 한참 이야기하다가, 전화로 통화까지 했다.
알고 보니, 그의 글과 사진을 모두 블로거로  옮기는 중이며 새 글은 모두 블로거에 올린다는 거였다.
이제 다시 그의 글과 사진을 보게 되었다.
정말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오늘 그의 감나무 사진과 글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인생은 끊임없는 만남의 연속이다.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오다가다 정신적 교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삶의 큰 선물이요 행운이다.
달랑 한 개 남은 까치밥 같이 감질맛 나게 하지 말고, 그의 멋진 사진과 글로 ‘진수성찬’을 차려주길 바래 본다.
자처하건데, 나는 그의 광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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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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