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클라멘테 갈매기.jpg


한 갈매기가 창공을 향해 높이 차고 올랐다.
또 다른 갈매기가 뒤이어 높이 오른다.
두 갈매기는 힘찬 날갯짓을 하며 높이 더 멀리 날아갔다.
마치,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조나단 리빙스턴을 연상케 한다.
다만, 혼자 나르는 고독한 조나단이 아니라 함께 나르는 행복한 두 갈매기란 차이 뿐.
한 방향을 향해 함께 날아 가는 새.
넘실대는 파도와 치솟는 흰 거품도 기쁜 듯 배웅한다.
힘찬 날갯짓을 하던 두 갈매기는 순식간에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멀리 날아가 버린 갈매기를 나는 쫓을 수 없었다.
하지만, 두 갈매기의 몸짓은 오래도록 한 풍경으로 남았다.
적당한 거리감을 두며 함께 날아가는 새.
자유로운 날갯짓을 위해선 적당한 거리와 공간이 필요하다.
‘함께’ ‘한 방향을 향해’ 날아가는 그 자체가 아름다울 뿐.
푸른 창공을 가르며 나르는 두 새의 모습이 유난히 아름다운 것도 그 연유 때문이 아닐까.
사라진 갈매기를 떠올리며 상상은 날개를 단다.
가다가 다투기도 했을까.
그래도 좋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다툰다고 신부님이 말씀하셨다.
관계란 관심의 또 다른 말.
우리 질문에 대한 신부님의 대답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며 깊은 울림을 준다.
수평선 너머엔 어떤 나라가 있을까.
무지개 너머처럼 행복이 있을까.
그 너머 너머엔 더 큰 행복이 있을까.
희망에 속아 산다는 우리네 인생처럼 저들에게도 멈추지 않는 ‘갈매기의 꿈’이 있을까.
지금쯤 그들은 꿈꾸던 행복의 나라를 찾기나 했을까.
설령, 당장은 그 꿈나라를 찾지 못했어도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테지.
길이 아니면 가지 않을 테고, 머물 수 없는 곳이면 그들은 또 박차고 일어서겠지.
함께 할 수 있기에 그들은 고통도 감내할 수 있고 기쁨은 배가 되리라.
넘실대고 춤 추며 흰 웃음 던져주는 파도처럼 나도 그들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
오랫동안 그들의 잔영이 남은 수평선을 바라 보았다.
샌 클레멘트 바다가 준 아름다운 풍경이요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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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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