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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내가 사는 이곳은 _한반도 조국이 바로 옆에

2020.03.07 17:08

양 상 훈 조회 수:5786

내가 사는 이곳은- 한반도 조국이 바로 이웃에 양상훈

 

 

하와이는 2,800여 년 전에 화산폭발로 탄생한 화산섬이다. 수도 오하우 섬을 비롯하여 8개의 큰 섬을 포함한 137여개의 섬과 산호초로 이루어져있다. 하와이제도를 구성하는 군도는 화산 폭발로 용암이 쏟아져 나와 빚어진 절묘한 산맥과 해변으로 대부분 형성되어 있다.

1년 내내 시원한 무역풍이 에멜라드 빛 바다를 타고 불어와 습도가 없는 쾌적한 날씨. 맑다 못해 투명한 하늘과 따뜻한 햇살로 인한 청명함은 하와이 아니고는 맛보기 힘들다.

내가 사는 하와이카이타운은 산계곡과 해안으로 인접된 뒷동산에 걸어갈 수 있는 조국이 기다린다. 마린너스 리짓(Mariner's Ridge) 란 동네 명칭으로 한반도 지도모양을 닮아<한국지도마을>이라고 부른다. 고급주택 단지라기보다 아름다운 자연동산이 어울린 그림 같은 주택공원 이다. 실제로 일부러 한반도 모양을 의식하여 만든 게 아니라 산의 모양과 지형에 맞게 집들이 하나 둘 생겨지면서 신기하게 500여 가구가 형성되어있다. 여기서 오하우 섬에서 가장 오래된 하이킹코스의 두 개 휴화산을 가까이 즐길 수 있다. 하나는 맞은편 서쪽에 우뚝 솟은 코코헤드 분화구가 있고, 다른 하나는 동쪽으로 약 15마일 떨어진 와이키키 해안의 다이아 몬드 헤드 분화구가 오롯이 서 있어 동서 대장군이 대양을 지키며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마음만 먹으면 산책삼아 오를 수 있는 모국이 가까이 있어 나에게 다행이다.

제주도에서 출발하여 마린너스 릿지(Mariner's Ridge)에서 15도 경사 길을 따라 걸어서 40여분정도 올라가면 백두산 기슭에 도착한다. 완만한 산비탈 길을 숨 가쁘게 걸으며 중간지점인 황해도에서 잠시 쉬고, 점점 가파른 백두산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황해도 오름길에 새벽 겉인 싱싱한 아침은 너무나 상쾌하다. 부드러운 햇살을 등에 지고 그윽하게 스며드는 풀꽃냄새에 취하며 가슴으로 걸어가곤 한다. 가로수 야자수 머리 푸는 바람결에 산새들의 청아한 노랫소리가 숲속으로 고이기 시작한다.

울긋불긋 각양각색 열대 꽃들(베고니아 부겐빌레아 부루메리아 등)이 양변 도로로 화원을 장식한다. 선인장 덤불이 드문드문 언덕 낭떠러지에 뜨락을 이룬 가운데. 하와이 꽃들이 어느덧 진달레 무궁화 목련꽃의 모습으로 변해 반갑게 다가온다.

 백두산 정상 1181번지의 마운틴 뷰에서 내려 본 놀라운 전경은 의미 있는 추억의 한 장면을 장식하게 된다.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하누우마베이는 물고기의 천국, 산호초서식지로 스노클링과 수쿠버 다이빙에 최적인데다가 아름다운 해변과 얕은 바다 잔잔한 파도는 선남선녀들이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더없이 적합한 낙원이다. 코코헤드 분화구 정상까지는 약1.5마일로 1048개의 천국계단을 밝고 올라가야하는 힘들고 재미있는 트레일이 놓여 있다. 바로 산언덕아래 설핑(surfing)과 낙시로 붐비는 샌디비치(sandy beach)를 지나 곧 사격장 및 활쏘기 광장을 만나 이색적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해돋이로 인기 있는 마카푸 전망대와 등대로 향한 하이킹은 방문객들의 백미가 되고 있다. 이 지도마을 주택공원에는 20년 이상 장기 거주자가 많다. 이들은 평소 애견을 몰고 주변을 산책하며 청명한 맑은 날씨에 늘 하늘공원을 만끽하곤 한다. 멀리 태평양 해상에서 하얀 물결이 몰아치는 고래 떼들의 퍼포먼스. 맑은 날에는 이웃 섬들(마우이 몰로카이 란나이)이 시야에 들어와 특이한 풍경에 매료되어 쉽게 이곳을 떠날 수 없는 가 본다.

 해마다 하와이카이 타운이 주관하는 마라톤 대회는 샌디비치에서 출발하여 하누우마를 향한 언덕아래 해변의 신기한 블로우홀(Blow Hole)를 만난다. 이곳은 고래가 등에서 물을 뿜어내듯 바위사이에서 내 뿜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파도가 몰아칠 때 마다 솟아오르는 구름덩어리 의 물줄기를 즐길 수 있다. 하와이카이 해변까지 3000여명이 참여하는 연례 마라톤대회는 남녀노소 없이 참여하는 동네 축제이며 오하우섬의 전통적인 이벤트가 된지 오래다.

 이곳 모국을 산책할 때 마다 자연동산에서 맞이하는 모든 생명의 태동이 멀리 푸른 바다로 가득 채워진다. 뜨거운 노래가 되여 수평선으로 흘려가는 모습에 감동하기도 한다.

서로 만남이 소중한 인연이 되듯이 이곳 자연과의 인연에서 행복을 깨닫게 된다. 저 멀리 밀물썰물의 리듬에 영원한 바다의 노래가 들려온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며 조국의 반가운 소식을 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