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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그 땅에도 생명의 단비가

2020.03.24 21:13

stevenyang 조회 수:6

그 땅에도 생명의 단비가. 양상훈


미동부 국제 아동지원기구의 일원으로서 뉴욕권의 선교대열에 동참하게 되었다. 영적 타스크 포스 작전(Task Force operation)이란 슬로건으로 31명의 해외선교 팀을 구성하였다. 담임목사와 모두 자발적인 시니어 구룹이 중심이 된 각오가 대단한 선교 팀이었다. 선교지역은 과테말라 공화국의 후띠아빠(Jutiapa)주로 최종 결정되었다. 중남미에서 치안이 가장 열악하여 이 나라에서도 악명 높은 곳이다. 한때 폭력배와 살인강도가 백주에도 난무하여 일주일에 10여명의 사상자를 속출했다는 <죽음 계곡>이라고 부르는 지역이다.

 

땅 끝까지 청지기의 사명을 다하라는 성령의 지침이라 하지만 이 지역을 대부분 재고하는 경향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선교 적 사명의 임무이기도 하지만 이런 오지의 땅에 선교를 강행하는데 몇 가지 결정적인 요인들이 작용했다.

우선 10여 년 전에 본 교회 성도 한분이 싼 가격으로 구입해 놓은 땅을 이번 기회에 교회 건축부지로 기증하게 되었다. 그동안 우범지역으로 건축허가가 힘든 이곳에 최근에 당국에서 선교센터의 건립을 허용했다. 이 지역은 37개의 교회가 서로 불화로 대립하여 교회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태가 지역사회의 정서에 나쁜 영향을 미쳤는데 이들 중 제일 큰 엘사이다 교회의 담임목사가 화합을 주도하려는 신념으로 나서게 되었다. 과테말라시에서 제일 큰 한인교회가 교인이 날로 증가하여 시설의 확충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선교센터의 효율적인 관리와 이용을 위해 양측교회 연합운영 방식을 제안해 온 것이었다. 이와 같은 사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후띠아빠에 복음의 전당으로 선교센터의 건립타당성이 힘을 받게 되었다.

해외 선교팀은 준비작업을 위해 사역별 역할분담으로 조별계획을 세우고 훈련을 통한 시뮬레이선을 반복해 나갔다. 나는 전문의사가 아니지만 일반 의료사역에 소속되어 혈압 몸무게 키 등 환자의 기본체크를 담당하고 종합관리를 맡았다. 준비훈련은 다음과 같은 프로그렘으로 시간표에 따라 진행해 나갔다.

1) 스패니쉬 언어훈련 12주 코스로 전문 강사가 봉사를 맡았다.

2) 사역 현지인에게 가장 필요한 안경사역 준비작업. 주변에서 수집한 안경 프레임에 렌즈를 도수별로 구분하여 맞춤 안경을 제작 준비했다.

3) 의료 진료사역. 한방사역과 일반진료사역으로 구분한 훈련과정이다. 한방사역에는 침술과 부황 뜸으로 한의사 중심이 되어 환자를 치료하는 사역이다. 일반진료는 의사와 간호사가 한 팀이 되어 환자를 진찰하고 약을 처방하며 전문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전문병원으로 추천 이송시킨다.

4) 중보기도 팀의 협력이다. 복음상담은 늘 기도로부터 시작하듯이 일상생활에서 저마다 겪고 있는 고충을 해결하는 간구의 기도는 중보기도 팀이 전담했다.

5.) 선교팀이 현장의 복음전도에 필요한 영성화(Spritualization)훈련과정의 일환으로 <사도행전>을 여러 번 숙지하고 자필 노트를 정리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오랜 준비훈련과정을 거쳐 단단한 영적무장을 한 선교팀이 101. 마침내 대장정의 날을 맞이했다.

새벽 에배를 마치고 31명분의 공용화물과 개인 사물이 합쳐진 엄청난 물량의 준비물에 번호를 부착하고 순서대로 적재하였다. 뉴왁공항(뉴저지)에 집결하여 오랜 비행 끝에 과테말라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현지 후원 한인교회의 따뜻한 안내를 받으며 교회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바로 사역준비 점검에 들어갔다.

다음날 이 한인교회와 함께 합동 주일예배를 마치고 오후 늦게 과테말라시에서 우리의 아지트인 후띠아빠 선교센터로 향했다. 험준한 고산도로를 낙조에 잠겨 굽이굽이 곡예를 하며 비포장 길을 달리는 버스에 피곤한 몸을 던진 체 4시간 만에 현지에 도착했다.

 

수도와 전기시설이 완비되지 않아 손전등을 사용하면서 보물 찾듯이 헤매기도 했다. 우물에서 임시 설치된 자동 발전기로 퍼 올린 뿌연 물을 정화하여 간단한 샤워와 세수를 고양이처럼 끝내곤 했다. 다만 음료수는 시장에서 구입하여 마셨다.

저넉 식사를 간단히 때우고 예배와 회의가 끝나자 선교센터 본관 마루바닥에 각자 준비해온 개인 침낭을 깔았다. 젊은 시절 한때 열악했던 군 내무반식의 딱딱한 침상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주변에는 불빛마저도 찾아볼 수 없는 캄캄한 산기슭의 고립무원(孤立無援)에서 온몸이 녹초가 되어 첫날밤을 맞이하였다. 취침 중에 코를 골거나 민패를 끼치며 잠버릇이 불량한 자는 스스로 솔선하여 별실로 이동했다.

어렵고 힘든 환경 속에 바쁜 일정을 강행하는 일상에서도 대원들의 표정은 피곤함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적극적이고 여유로운 모습에 서로 감사할 일이 아닌가.

 

첫날 우리 팀의 사역출정식이 시작되었다. 후띠아빠 엘사이다 지엮 교회를 사역 장소로 정하여 아침9시부터 오후3시까지 봉사하기로 스케쥴이 잡혔다. 로버트 목사를 중심으로 이 교회의 많은 성도들이 우리사역에 적극적인 협조로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 뙤약볕에 이 지역 주민들 약500여명이 장사진을 이룬 가운데 사역 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하였다. 안경사역 ,의료진료, 이발 봉사, 전도지 배포(스페인 영어) 중보기도 등으로 사역 첫날로 좋은 호응을 받았고 특히 안경사역은 큰 인기를 끌었다. 늦은 점심이지만 목사부인이 정성 껏 준비한 과테말라 정식을 시식하였는데 거부감 없이 모두 뜻 깊게 즐겼다.

 

이날 일과를 마치고 늦게 선교센터에 도착하니 끔직한 뉴스가 기다렸다. 위험지역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큰 사고가 날 뻔하였다. 전날 저넠 우리 선교 팀의 축하 예배에 참석하였던 현지 선교사 두 분이 큰 화를 당할 뻔한 소식이었다. 예배가 끝난 후 밤늦게 과테말라 시내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선교센터 비포장 진입로 500m 거리에서 권총강도를 만나 몇 발의 연속 총격을 당한 것이다.

한발이 어깨위로 스쳐가 약간 부상만 입었을 뿐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불행 중 다행한 사고였다. 이런 사고발생 지점은 시내에서 30여분 떨어진 외딴지역에서 종종 일어난다고 했다. 잦은 사고 경험으로 요령 있게 피신하는 훈련된 파송선교사라 하지만 잔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음날 그 선교사가 미국서 온 우리 션교 팀의 기도로 살아났다는 감사의 전화를 받고서야 전후 사정을 알게 되었다 이웃도 없는 외딴 건물이 강도들의 표적이 된다는데 우리는 또 한 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사역 일정 이틀째 우리대원들은 후띠아빠에서도 가장 험악한 지역인 부에나 비스터란 산간 마을에 이동사역을 하게 되었다. 진흙 창으로 이어진 산길을 따라 한 시간 남짓 버스로 올라갔으나 사역 장소인 어린이 학교까지는 진입할 수 없어 모두 하차하여 15분정도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산간 300여명의 주민들이 기대에 찬 모습으로 우리를 고대하고 있었다. 서로 반갑게 처음 간단한 인사말 Co'mo esta' usted?(꼬모 에스타 우스뗃 ? 안녕하십니까?) 첫마디는 쉽게 나왔으나 결국 서투른 말씨와 바디 랭귀지가 동원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심전심으로 문화의 벽을 자연스럽게 넘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그들의 평소 익숙한 열린 마음이 우리보다 한 수 위인 듯했다. 그들은 가난한 환경에서도 명랑하고 순박하며 낙천적이라 헤어질 때에는 허그 할 정도로 쉽게 친숙해졌다.

 

이날은 카나다에서 온 기자 일행이 한방사역에서 사람을 민망하게 눕혀 놓고 부황 뜸 침으로 마구 찌르는 진료 과정을 보고 놀라며 신기한 듯 열심히 비디오 작업에 열중하는 장면도 보였다.

특히 이날 사역 장에서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군중 속에 마리아란 젊은 여성이 친구의 부축을 받으며 눈 치료를 받기위해 안경사역 부츠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 환자는 간단한 안과 치료나 안경착용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다. 전문병원에 이송하여 근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임을 알게 되었다.

 

전문병원으로 이송하기 전에 우리는 일단 기도 팀으로 보내어 기도로 간구하는 방법을 우선 택했다. 함께 중보 기도하는 중에 마리아는 갑자기 크게 소리치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시력이 거의 없던 눈이 밝아지는 기적이 일어났던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이기 시작하여 성경을 읽으며 대중에게 확인까지 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그녀의 친구 에스터의 통역으로 특별 인터뷰까지 이어지는 감동분위기에 환희의 페스티벌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어 사방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이번 미션트립의 한 페이지를 크게 장식하는 귀중한 실증적 체험(간증)을 목격 하게 된 것이다.

 

이번 단기선교는 불모의 지역, 후띠아빠에 세운 선교센터를 중심으로 미전도의 땅에 복음의 나라를 건설하여 불신자를 인도하는 사역이 주된 목표였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원들이 현지적응은 물론 일사불란하게 봉사 할 수 있었던 저력은 성령의 은혜와 깊은 신앙심, 열심히 준비한 훈련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무사히 선교를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오면서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도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웠다. 처음에 망설이며 두려워했던 후띠아빠 선교는 짧은 기간이지만 선교차원을 넘어 현지에서 감명 깊은 은혜와 교훈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과테말라는 국민소득 3,700달러로 가난한 국가로 분류되지만 찬란한 마야문화민족. 잠재력이 강한 개발도상 국가로 뽑히고 있다.

형형색색의 열대 꽃이 만발하는 아름다운 여름의 나라, 과테말라!

 

험악하고 열악한 환경으로 모든 사람이 외면하였던 후띠아빠는 신앙 안에서 이미 우리와 한 가족이 되어 여러 면에서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이젠 어둠의 빛이 걷어지고 있다. 밝은 빛으로 변하여 생명의 단비로 초원이 짙어갈 것이다. ()

. (stevenyang9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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