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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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어머니의 유품

2020.06.28 20:44

Noeul 조회 수:28

어머니의 유품 - 이만구(李滿九)

누가 당신이 특별히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물건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엄지발톱 깎을 때 쓰는 작은 칼이다 

누가 왜 하필 그 오래된 칼을 
은장도처럼 그리 간직하냐고 묻는다면
소중한 것이기 전에 꼭 필요한 칼로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고국을 떠나오던 길에 그 칼을  챙겨 와 
난 지금껏 유품처럼 간직하고 산다
                                                         
굽어서 파고드는 어머니의 발톱 닮아 
평생 굽은 양쪽 엄지발톱 아파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등 굽혀 수술한다 

가능한 두 엄지발톱 평평하게 깎고
옆으로 파고든 부분을 칼로 다듬는 일
너무 깊게 파지 않고 날카로운 끝만 
살짝 절단하는데 온 신경 곤두세운다

어머니가 하시던 반달 모형 곡선으로 
상처 없이 자르는 것은 그 칼의 몫이다

걷다 엄지 발끝 뜨끔 거려 헛발 짚을 때 
오른쪽보다 왼쪽이 더 자주 아픈 이유
부전자전이 아니고 모전자전인 이유
그 화두 속, 어머니를 곰곰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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