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따뜻한 공기가 봄을 손짓하여 부르고 작고 어린 싹들은 세상을 향해 고개를 살며시 내밀기 시작한다. 잔디 깍는 소리가 풋풋한 냄새를 가져다 준다. 새 것으로 자라기 위한 좋은 냄새다. 못된 것이 우리 곁에 있다는 느낌이 무색할 만큼 하늘은 푸르고 화창하다. 이 싱그러운 계절에 성가대와 오케스트라가 없는 예배를 드리는 것이 마음 아프다. 주일이면 성가대의 찬양을 성실히 준비하고 목소리 높여 불렀는데 말씀 듣는것으로 대신해야 했다. 허전하고 가슴이 아리다. 평생을 하던 일이 독한 바이러스로 인해 무너졌다. 그 것 들은 세상 질서를 무너뜨리고 사람들을 긴장 시키고 있다. 두려움으로 마음 졸이게 하고 집안에 가두고 입을 가리게 했다. 손과 발을 멈추게 했다. 

    어려울 때 내 마음을 지키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게 된다. 상실한 시간과 조건에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내가 진정으로 나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그에 알맞는 인격의 악세사리를 갖추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돌아보게 된다.
예쁘게 보이려고, 아니 다른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장신구를 걸었던 젊은 날이었다. 그러다가 겉치장 보다 내면의 치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라는 전도서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고 부터 겸손한 외모로 살자고 마음을 바꾸었다. 주님이 나의목에 나의 팔에 나의 귀에 나의 손가락에 아름답고 정교한 보석으로 장식해 주셨다. 세상의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보석으로 치장해 주셨다. 그 사랑은 외관보다 심령을 겸손하게 가지라는 의미일 것이다. 지혜있는 여인으로 온유하고 근신하며 용서하고 배려하는 인격의 악세사리로 치장하고 주 앞으로 나오기를 원하시는 뜻일 것이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안에 있고 세상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그 무엇이라도 하나님의 손에 잡히면 회복되는 것을 살아 가면서 경험한다. 
하나님의 강렬한 치유의 광선으로 질서를 파괴하는 악당들이 한꺼번에 몰살되기를 소망한다. 소란한 세상 속에서도 끊임없이 기도하며 인내로 기다리면 곧 평안의 시간이 오리라는 소망을 가지고 오늘 하루도 감사로 보냈다 .
 
    창문 밖에 과꽃이 옹기종기 모여 정겹게 이야기 나눈다. 옛날 한국의 장독대 옆에 총총이 피어있던 과꽃이 그리워진다.
"안녕 하세요?'라는 인사를 하기에는 마음들이 허전한 시간의 연속이다. "보고 싶어요. 이 시기를 잘 견디어 더 좋은 만남을 가져요. 주님 사랑으로 이겨냅시다."  "남편과 오랜만에 뜰 앞에서 푸른 하늘을 보며 하나님이 주신 공기와 햇빛, 감사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뜻밖에 평온한 시간에 감사하며 아이들과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맛있는 것 먹고 나무도 심습니다." 성경공부 팀이 교회의 만남이 어려우니 톡으로 마음을 나눈다. 코비드는 우리가 하나님께로 돌아갈 시간을 주었고 가족과 화평을 나눌 시간을 주었다. 바쁘다는 핑게로 하지 못했던 것 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잠시 어두운 시간을 잊게 해준다.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따라온다. 
 
   일마치고 돌아오는 길 위로 하늘은 구멍을 내고 저장했던 물을 뿌려대고 있다. 먹장구름은 하늘을 가리고 세상을 어둠으로 덮고 있다. 물이 흥건한 프리웨이 위로 어디론가 급히 달려가는 차들이 물보라를 일으킨다. 핸들을 꽉 잡고 윗 몸을 앞으로 조금 수그리고 긴장한 채로 나도 함께 비 속을 뚫는다. 차가 빙그르 돌아버릴 것 같은 불안함에  조심 조심하여 무사히 집에 도착한다. 방송은 온통 코로나, 코로나 일색이다. 이란의 확진자가 9천명을 넘었다는 소식에 놀라고 미국도 확진자가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두렵고 갑갑하다. 학교는 휴교를 결정하고 직장은 재택근무를 결정 할 것 같다. 아마 나도 일을 쉬겠다는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  (3/2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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