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자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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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서글픈 코미디 / 수필

2021.07.12 14:37

민유자 조회 수:24

서글픈 코미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미국과 내가 과거에 자라나고 살았던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의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국가다. 그러니 내 머릿속에 형성된 국가관이나 사회관이나 다 자유민주주의의 시장경제 원칙으로 정리되어 있다.

 

 나는 사회주의에 관하여 잘 모르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미 여러 나라의 대표격으로 선두였던 소련이 그 실험의 실패로 자국은 물론 그를 따르던 여러 나라들을 줄줄이 패망의 길로 몰았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으며 역사가 후퇴했고 그 참상을 지금도 지근에서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바로는 사회주의의 이상적인 원론은 숭고하고 아름답다. 인류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거기에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를 실현하는 데는 더디더라도 반드시 자유민주주의의 시장경제의 원칙을 따라서 이루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인민민주주의의 통제로는 불가능하다. 그 이상이 아무리 숭고하고 아름답다 한들 이것들을 실현하기 위해서 과감한 명을 주창하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온다. 키를 크게 하려면 영양을 공급하고 여건을 만들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한다. 우격 다짐으로 물리적으로 목을 잡아 뽑아 늘이려고 하는 짓은 너무 단순 미련한 짓이다. 혁명은 개개인으로부터 자유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

 

 국가의 힘으로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면서 공권력으로 무자비하게 혁명을 강제해서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사회주의 혁명은 대의의 명분으로 개인의 자유의사인 소의를 중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 대의의 실현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인간의 기본권인 행복할 권리는 여기서 무참히 희생되어도 좋다는 말이 된다. 그러니 가족도, 친구도, 예의도, 상식도, 모두 하찮은 일이다. 반인권적인, 반인륜적인 일이어도 결과를 위해서는 마땅히 희생되어야 한다는 잔혹한 말이 된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주창하는 국가의 기본 임무가 국민 행복이라는 논리는 사실 허울 좋은 구호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유다. 개인의 소중한 자유를 무자비하게 빼앗고 통제하면서 국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고 당이 공급하는 물질 안에서 무기력한 짐승같이 사육되기를 강요하는 것이 과연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인간에게는 절대로 불가한 일이다.

 

 혁명의 완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회주의 국가의 일당 체제도 그 허점이 드러난 지 오래다. 당의 엄격한 서열과 통제는 정직과 진실을 완전히 외면하고 오직 당에 무조건적 무비판적 충성만을 요구하므로 인간 말살의 무서운 독재로 치닫게 한다. 이래서 국가의 공권력은 말할 수 없이 커지게 된다. 그 폭력의 만행은 국민의 골육을 짜내어 비참하게 만들고 오늘날의 가장 추악한 모습으로 남아서 우리를 슬프게 한다.

 

 공산당이 말하는 계급 타파와 평등은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이미 당 체제가 극히 차별적인 계급이다. 당장 눈앞의 가진 자의 것 을 빼앗아 공평하게 나눈다고 하지만 이미 그 공평을 주관하는 당 자체가 엄격하게 계급적이고 차별적이다. 그러니 그 공평이 온전할 수가 없다.

 

 공평은 일시적으로, 수학적이고 물리적인 공평을 강제로 빼앗아 나누어 갖는 것이 아니다. 공평한 자유 보장, 공평한 기회 보장, 공평한 인권 보장이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사유를 존중하고 보장해 주어야 진정한 공평이다.

 

 공평은 생생히 살아있는 자유 시장경제에서 스스로 가장 잘 이루어진다고 본다. 공권력이 자생력을 방해할 때 오히려 공평을 깨뜨릴 염려가 크다. 큰 정부의 큰 힘보다는 작은 정부의 적은 간섭이 더 효율적인 공평을 실현할 공산이 크다. 공권의 힘보다는 자생의 힘이 더 크고 오로지 완전한 방법이라 나는 믿는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자유 시장경제가 건강하게 잘 유지되어야 인간의 욕구에서 비롯되는 창의성도 활발해진다.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공산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낙후되는 증거는 지난 세기에서 이미 판정 난 상태다.

 

 사회주의 원론에서 숭고하고 아름다운 점은 자유민주주의 안에서 시간을 두고 개선해야 할 목표가 될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자유를 간과한 과속의 급진적인 사회주의의 실현은 나에게는 하나의 서글픈 코미디로 보인다.

 

https://youtu.be/I2f4jEYYy2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