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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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구월이 오면

2021.09.17 02:38

Noeul 조회 수:7

구월이 오면 - 이만구(李滿九)

울 밑에 노란 국화 송이 몽을 지는
소슬바람 부는 구도의 계절,
구월이 오면 
당신을 기리는 서글픈 애도로 시작됩니다

주님께 심유한 믿음 다짐했던 시절
라일락 꽃 피던 순교자 성당에
당신은 로만 칼라 매시고
새로 부임한 신부님이 되시어
우리에게 장미꽃 인연으로 오셨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그 순수한 영혼으로
당신은 첫 혼배 성사를 주시고
한 여름날, 소낙비 맞으며
"사제의 신부가 새 신부를 만나 반갑습니다"
하시며 해맑은 웃음 지으셨지요

우리는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그 아련한 기억 잊지 않고 있습니다
사목 일과 피정 때도
겸손과 선행 일깨워 주시었던
젊은 날의 5년, 그 추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한쪽이 지구 끝 어디에 떠나 있어도
서로의 마음 만은
늘 함께 할 수 있다고 여겨 썼기에
우리는 그리 쉽게 헤어질 수 있었습니다

작별인사 차 들렸던 그날 밤,
애써 지우시며 서운해하던 모습
이 깊어가는 가을 속에서
그때 생각, 한 없는 그리움으로 피어납니다

아마, 당신은 그 마음 모르실 겁니다
저희의 삶이 힘들 때마다
묵주기도와 간구하시는
당신을 그리 꿈속에서 만나 보았습니다

이국땅, 장미의 도시에 오시어 맺은
로사리오 장미꽃 인연 간직하시라
부디, 못다 한 명 이어 천상 행복 누리 시라
정 베드로 신부님의 선종 추모하며
먼 곳에서 한 아름의 흰 장미꽃 드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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