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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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문뜩 가을이

2021.10.02 06:10

Noeul 조회 수:11

 문뜩 가을이 - 이만구(李滿九)


기다란 여름 풀 흰꽃 무리가
쓸쓸한 모습에
저만치, 산모퉁이 길섶
이제 검게 탄 마른 꽃으로 서있다

온통 산에는 눈 익은 덤불숲
솔가지도 아닌 작은 가지 끝마다
하이브 꿀 향기
새하얀 안개꽃 피어나고

높다란 하늘이 비친
아래 계곡물 위에 낙엽 띄우는
아무런 기척 없이
산 넘고 길 건너 스치는 바람아

계절이 지나가는 이 산천을
무심이 휩쓸고 가는
부드러운 불쏘시개 바람
너는 무언가 몰고 오는 것 같구나

멀리서 타는 연기도 없이
코 훌쩍거리게 하는
문뜩, 다가 선 가을이
내 안에 작은 불씨 하나 지피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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