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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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바람은 내게로

2021.10.23 14:31

Noeul 조회 수:9

바람은 내게로 - 이만구(李滿九)

나무는 줄곧 그 산 위에 서있었다
낮에는 맑은 햇살 모으고
어둠 내리는 밤이 오면
혼자서 별빛에 젖어 잠이 들었다고

바람은 실가지 흔들며 다가와
태양을 향한 푸르른 내일의 꿈과 희망
이제는 기억 속에 잠긴
멀어져 간 땅속의 이야기로
흔들리는 뿌리의 근원을 일깨웠다

어느 비바람 몰아치던 날이었던가
나뭇잎 쏠리어 휘어지는 등허리
빗물에 젖어 부러지는 아픔에
나무는 더 이상 바람을 안을 수 없었다

낙엽진 가지 사이, 빈 새둥지 
품속에서 지저귀던 어린 새의 재잘거림도
나이테 긋던 오랜 세월 속에서
한갓, 스쳐간 먼 바람의 숨결이었다
           
이 눈 내리는 포근한 계절에
산울림 바람소리 연연하지 않으며 
11월 나목은 긴 잠을 생각하고      
앙상한 가지 위에 새 몇 마리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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