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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소설 / 칼럼
2021.11.23 17:08

분노는 괴롭지만 복수는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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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캡쳐

 

202112. 5. 일요일. LA 코리아 타운에 위치한 중국집 산해진미(山海珍味)

 

한 무리의 코리안들이 회전 식탁에 둘러 앉았다.

남녀 모두 12명이었다.

이들이 모인 것은 곗날이었기 때문이다.

()원들은 현재 LA 카운티 전 지역에 위치한 코리아 타운에서 자영업을 하는 대표들이었다.

 

이들은 매월 첫째 주 일요일마다 산해진미에 모여 계를 태우고 부었다.

계원들이 중국집을 계모임 장소로 택한 이유는 산해진미 대표가 다름아닌 계주(契主)여서 그랬다.

곗돈은 한번에 12천달러를 태웠다.

그리고 순번 때면 144천달러를 손에 쥐었다.

큰 돈이었다.

때문에 곗돈을 거머쥐는 당해(當該)인은 가슴이 뿌듯한 것은 말할 나위 없었다.

 

이 날 곗돈을 탄 계원은 스테파니 국(한국명:국민주)이었다.

그는 오렌지 카운티에서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여자 장의사(undertaker)였다.

장의사란 특수한 직업에 종사하는 스테파니 국은 대학에서 해부학을 비롯한 생리학, 염습, 복구학 등 전문 교육을 이수(履修)한 뒤 스테이트()면허를 취득했다.

장의사는 시체를 주검이 아닌 실제 잠든 것처럼 빼어나게 염습(殮襲)해 동종 업계에서 고수(高手)로 대접받고 있었다

때문에 입소문을 탄 그녀의 장례식장은 사시사철 문전성시(?)였다.

특히 지난 2019년 말 미국을 기습한 코로나 19로 인해 가공할 숫자의 주검들이 발생하자 공수래공수거 장례식장은 예상치 않은 대박(?)을 터뜨렸다.

 

그녀는 하루 평균 30구가 넘는 시신을 염습 했다.

자신을 보좌하는 여럿 견습생들과 함께.

이같은 수치는 평소보다 무려 6배나 많은 것이었다.

이처럼 시신이 넘쳐난 이유는 코로나19 다발지역으로 분류된 LA 카운티에 무려 1만명이 웃도는 사망자가 속출했기 때문 였다.    

따라서 망자(亡者)에겐 해서는 안될 말이지만 쉴 사이없이 밀려드는 시신으로 인해 수입이 대폭 치솟았다.

 

계원들 가운데 누군가가 말했다.

스테파니 국이 지난 2020년 한해 동안 벌어들인 캐시(현금)를 쌀부대에 꾹꾹 밟아 숨겨 놓았다더라. 뿐만 아니라 매트리스를 찢고 그 안에 1백달러 뭉칫돈을 차곡차곡 쟁여 놓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렇듯 계원들은 장의사의 돈벼락 소문을 시샘하며 회전 식탁에 올려진 산해진미를 게걸스레 음미(吟味)하기 시작했.

 

내로남불

일미(一味)에는 반주(飯酒)가 따르는 법.

식탁에는 독주(毒酒)인 배갈과 하드 리쿼 보드카, 그리고 소주와 맥주 등 각종 주류들이 음식과 함께 어우러졌다

계원들은 미각(味覺)을 자극하는 음식과 술을 쉴 사이없이 입안으로 가져갔다.

그렇게 대략 40여 분에 걸쳐 식탐(食貪)을 하며 포만감(飽滿感)을 즐긴 계원들은 비로소 손에 쥔 대나무 젓가락을 내려 놓기 시작했다

식탁에서 한 발 물러난 계원들의 얼굴이 취기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술과 음식이 눈에 띄게 비워진 원형 식탁은 잠시 짧은 침묵이 점령 했다.

하지만 잠시 뿐이었다.

누군가가 운을 떼며 침묵을 갈랐다.

그러고는 잡설(雜說)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LA 코리아 타운에서 룸살롱 몸부림 클럽을 비롯한 여성 전용 호스트 바대물(大物)’ 그리고 마사지 샵 ;릴렉스를 운영하는 벤자민 복(한국명:복주일)이었다.

 

한국계 초대형 교회 안수 집사인 그는 평통자문위원이기도 한 인물이었다.

삼국지의 명장(名將)장비를 연상케 하는 호방한 얼굴의 안수 집사는 잔뜩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

안수 집사가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작금의 한국 보수정당을 보고 있노라면 토가 나올 지경이야.”

이렇게 포문을 연 그는 손가락 사이에 끼운 나무 젓가락을 신경질 적으로 식탁에 내려 놓았다.  

젓가락이 식탁을 때리며 만들어 낸 파열음 때문에 깜작 놀란 계원들이 일제히 그를 향해 시선을 꽂았다.

주변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우쭐해진 안수 집사가 입술을 비틀며 덧붙였다.

님들도 생각해보쇼. 현재 집권당인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역대 정권 이래 가장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정치를 했어요.님들도 동감하겠지만, 문재인 대통령 각하는 세종대왕 이래 둘째가는 현군(賢君)입니다..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거대하게 장식할 영웅이다 이거요. 이 양반이 집권한 후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180도 획 바뀌었어요.엄청 좋아졌다는 거지. 우선은 만민이 평등 해졌고, 민주주의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어.어디 그 뿐인가. 북한 김정은위원장님과의 돈독한 우의로 이제 남북간에 전쟁 불안은 완벽하게 사라졌어요.따라서 문 대통령 각하께서 백악관을 향해 요구하시는 한반도 종전 선언은 당연한 것입니다.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언론의 입지가 완전히 자유롭다는 것을 꼽을 수 있어. 대표적인 수구꼴통 언론 조//동을 보세요. 이들 신문의 자유분방한 논조를 보면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만개했는지 알 수 있지. 헌데, 참으로 한심한 현상은 문 대통령 각하의 이같은 나라사랑에 대해서 수구꼴통 왜구 후손인 국민의 짐과 보수 새끼들이 허구 헌 날 각하를 흔들어대고 있어. 예를 하나 들어볼까? 대표적인 것이 탈 원전 정책이 매국적 발상이라 하질 않나, 공수처로 윤석열이를 죽여버릴 것이라는 등 말 같지도 않은 유언비어를 마구 퍼뜨리고 있어요. 이런 버러지들이 과연 코리안이라고 할 수 있나? 쪽바리가 아니고서야 이럴 수 없지. 아무튼 영혼이 텅 빈 수구꼴통들이 이러고도 천국엘 갈 수 있느냐 말야! 빌어 처먹을 바리새인 같은 새끼들…..”

 

안수 집사가 목과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 비분강개(悲憤慷慨)하자 계원들은 하나같은 죄지은 사람처럼 목을 자라처럼 움츠렸다.

잔뜩 목청을 돋군 안수 집사가 말꼬리를 흐린 뒤 술잔에 가득 담긴 배갈을 목구멍으로 털어 넣었다.

독주가 식도를 강하게 자극하자 이맛살을 찌푸린 안수 집사가 진저리를 치며 다시 입술을 움직였다.

계원들 중 혹시 보수성향이 있소? 있으면 어여 손을 들어보시오.”

순간, 장의사인 스테파니 국을 비롯한 8명이 손을 치켜 들었다.

계원 12명 중 32였다.

 

계원 다수가 보수라고 자칭하며 손을 들자 안수 집사가 입맛을 다셨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미주지역에 거주하는 대다수 한국계 이민자가 좌파 성향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코리안 이민 거주지인 LA의 경우 더욱더 좌파성향으로 인식하고 있는 터였다.

아는 바로는 대한민국에서 LA로 이주한 초기 이민자를 비롯한 80년 대 중반까지의 이주자들이 독재 정권의 핍박을 피해 건너온 것으로 알고 있었다.

자신이 다니는 교회 신도들만 해도 그랬다.

대부분이 좌파 성향이었다.

때문에 예배 때도 호흡이 척척 들어 맞았다.

담임 목사 자체가 운동권 출신 목사였기 때문 였다.

담임 목사가 설교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마귀로 폄훼하면 이구동성으로 아멘을 외쳤고, 보수를 향해 수구꼴통 토착왜구 운운하면 할렐루야로 화답했다.

만약 신도 가운데 차기 대통령은 1백프로 윤석열 운운하면 마치 가리옷 유다를 대하듯 인상을 찌푸리며 두 눈을 치켜 뜨기 일수였다.

헌데, 예상치도 않게 계원들 절반 이상이 토착왜구 후손이요, 수구꼴통이라니! 빌어먹을....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뒤통수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안수 집사는 자신이 마귀들 틈에 끼어 있다는 더러운 느낌을 받았다.

허나 이미 내친 걸음이었다.

안수 집사는 손을 치켜든 계원들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 주여! 내가 실수를 했구만. 멀리도 아닌 바로 코앞에 보수 마귀들이 득실대다니.”

이때였다.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어깨까지 내려온 생머리를 단정하게 손질한 50대 중반의 여자가 정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자의 손가락에는 완두콩 만한 다이아몬드가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몸부림 바 회장님께서 술이 과하신 것 같군요. 지금까지 하신 과격한 말씀은 취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 하겠어요.하지만 시국담(時局談)은 그만 멈추세요. 방금 회장님께서 보수를 향해 토착왜구(土着倭寇)’ ‘수구꼴통운운하셨는데 부질없는 표현이예요. 지금 때가 어느 떼인데 이분법적 갈라치기 발언을 서슴없이 하시나요. 그것도 다름아닌 미국 땅에서요. 과연 누가 토착왜구이며 수구꼴통이죠? 말도 안되는 궤변이예요. 북한 노동당이 씨부리는 억지라구요. 모택동과 히틀러, 스탈린도 회장님처럼 선동했어요. ‘저 놈 죽여라!’하고요. 좌파들의 역사 파괴와 날조는 문명의 기초를 침해하는 반 인도범죄행위예요. 하기야 좌파들의 전매특허가 내로남불 아니겠어요. 선동과 뻔뻔함의 극치, 그리고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배째라하는 두 얼굴들. 좌파들이야 말로 수구꼴통들이라구요.”

 

다이아반지가 몸부림 바(안수 집사)의 주장을 따박따박 반박하자 그가 발끈했다.

이보쇼, 헬렌 권여사. 방금 뭐라 했소? 좌파가 수구꼴통이라고….”

그래요.”

다이아반지가 쏘아붙였다.

몸부림 바가 말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 집어쳐!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디다 대고 함부로 좌파를 능멸하려 드는거요.”

사실을 말했을 뿐이예요. 그리고 몸부림 바 회장님께 한마디 더 해드리죠. 제가 좌파를 수구꼴통이라 표현했다 해서 그렇게 화를 내실 필요는 없어요.보수들은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면 대다수는 고개를 떨구고 부끄러워해요. 허나 좌파꼴통들은 얼굴에 철판을 깔아요.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 수록 오히려 더욱 뻔뻔해진다구요. 대한민국의 현재 정치판을 보세요. 거기에 좌파의 민 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요. 내로남불은 좌파들의 두 얼굴을 반영하는 신조어예요. 특히 자나깨나 모국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 회장님께서 더욱 잘 아실 거예요.”

다이아반지가 전여옥처럼 말하자 몸부림 바의 안색이 더욱 일그러졌다.

안수 집사가 말했다.

헬렌 여사의 반박은 억지 궤변일 뿐이오. 우리 좌파가 뻔뻔하다니. 오늘 날 만개(滿開)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좌파들이 흘린 피와 눈물을 알기나 하고 그런 소릴 하는거요? 대한민국을 지옥으로 만든 수구꼴통 토착왜구의 전형인 이승만과 박정희,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와 민생을 파괴한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는 만고의 역적이오. 이들은 폭력과 세치 혀로 우매한 민중을 꼬드겨 권좌를 차지하고 온 갖 만행을 일삼았어. 이승만은 6.25전쟁을 부추겼고, 박정희는 철권 통치와 유신으로 수많은 애국 좌파 젊은이들을 주검의 구렁텅이로 몰았소. 뿐만 아니라 수백 조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스위스에 빼돌렸지. 자그마치 300조원이 넘는 돈이란 말요. 악마 전두환도 마찬가지였고. 만행은 다소 약하지만 이명박과 박근혜 역시 국민을 기만하는 저급한 정치로 대한민국을 일거에 망가뜨렸지. 이러고도 보수가 제정신입니까? 그나마 하늘이 내리신 김대중 대통령 각하와 노무현 대통령 각하 그리고 세종대왕 버금가는 위대한 지도자 문재인 대통령 각하가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버티고 있는거요!”

 

안수 집사가 세종대왕까지 들먹이며 침을 튀기자 좌파 성향의 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옳소!를 외치며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쳤다.

 

계원들의 갑론을박이 분위기를 달구자 팔짱을 낀 채 두 계원의 격론을 귀 기울인 장의사가 팔을 풀고 슬그머니 끼어들었다.

두 분의 말씀을 듣고 있으니 매우 찹찹한 심정입니다. 마치 화성에 온 느낌이예요. 어쩌다 우리가 이 지경이 됐는지 안타깝군요.”

무얼 말이요?”

취기가 오른 얼굴의 안수 집사가 까칠하게 물었다.

장의사가 말했다.

갑론을박 때문입니다. 특히 몸부림 바 회장께서 주장하시는 보수는 악이며 좌파는 선이라는 논증(論證)은 아전인수(我田引水)예요. 좀 더 심한 표현으로 말을 하자면 궤변입니다.”

안수 집사가 발끈했다.

이봐요, 스테파니 국여사.대체 지금 뭘 말하려는거요? 내 말이 궤변 이라니그게 뭔 뜻입니까?”

장의사가 말했다.

몸부림 바 회장께선 역시 다혈질이시군요. 남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 길 즐기시니 말예요. 하지만 차분하게 제 의견을 경청해 주세요.”

장의사는 그러고는 시선을 좌우로 흘리며 입술을 움직였다.

어느 시대이건 어느 국가이건 좌우(左右)는 늘 양립(兩立)해 왔습니다.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국, 한국, 심지어 하늘이 선택한 국가라는 이스라엘 조차도 좌우로 갈라져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였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와 민족은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오늘 날까지 이르렀어요.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더욱 특별합니다.지난 수 백 년에 걸쳐 끊임없이 좌우 논쟁을 벌였죠. 하일라이트는 이조 5백년과 20세기 근대기 때일 것입니다.특히 이승만 정권 출범 후 좌우 진영의 대립은 극에 달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입니다.비록 과거에는 이념은 달랐지만 지금처럼 반일종족주위나 빠(?)들의 병적인 프레임 극성은 없었어요.하지만 작금의 대한민국을 보세요. 치밀하고도 매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좌파 운동권 출신들로 인해 국격이 허물어졌어요.한마디로 야바위만 득세하는 세상입니다.”  

 

이때였다.

스스로 좌파라고 드러낸 계원이 손사래를 치며 장의사의 말을 잘랐다.

머리칼 한 올 없는 민 대머리 사내였다.

폴로 티셔츠에 골프 바지를 착용한 사내는 오른편 손목에 번쩍이는 롤렉스 금장 시계를 차고 있었다.          

롤렉스 시계가 말했다.

스테파니 여사께서 지적하신 대목이 그럴 듯 하긴 합니다만. 나의 견해는 아니올시다 입니다.다른 나라는 그렇다 쳐도 한국은 틀려요. 특히 현대사에 들어서는 더욱 그렇지요.”

“……”

오늘 날 대한민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오로지 진보 좌파 정치인과 학생 시민들의 결실입니다. 딱 깨놓고 말합시다. 도대체 이승만 박정희가 대한민국에 뭘 해 놓았습니까? 이자들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이용해 주구장창 독재와 계집질만 하다 한 놈은 쫓겨나 화와이로 줄행랑을 쳤고요, 또 한 놈(박정희)은 궁정동에서 젊은 계집들과 놀아나다 부하의 총에 거꾸러지지 않았습니까? 이들 두 놈은 권좌에 머물며 나랏돈을 훔쳐 배를 채우고 집권 내내 국민들만 못살게 굴며 나라를 망친 원흉들입니다. 다행히 하나님께서 보살피 사 구국의 영웅 김대중 선생과 노무현 대통령을 대한민국에 보내시어 나라의 흩어진 기강과 한없이 추락한 경제를 바로 잡으셨어요. IMF을 극복한 김대중 대통령 각하의 치세(治世)가 대표적 케이스이죠. 그리고 이 두 분의 어진 정책을 이어받으신 현군(賢君)문재인 대통령 각하께서 오늘 날의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 놓으신 겁니다. 하여, 감히 말하건 데, 토착왜구 수구꼴통들이 지금껏 대한민국에 해놓은 일은 지역과 세대 감정 부추기기와 남북화해 방해, 5.18 광주 학살, 빈부격차와 부동산 가격 폭등 조장, 지구멸망을 초래하는 원자력 발전소(原電)대거 건설, 기득세(세勢)를 이용한 ()착취, 민주인사 박해, 노동자 착취 등.... 그밖에 이들이 해놓은 성과는 하나도 없어요. 혹시 내 말에 하자가 있습니까?”

 

장광설을 늘어 놓은 롤렉스가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사내의 말을 귀 담은 장의사가 그녀 특유의 조용한 목소리로 꾸짖듯 말했다.

스티브 유 사장. 듣기에 민망하고 고통스런 내로남불이군요.”

뭐가 내로남불이란거요?”

롤렉스가 시큰둥한 얼굴로 따지듯 묻자 장의사가 그를 곁눈질하며 나무랐다.

스티브 유 사장. 지금부터 제가 드리는 말을 차분하게 받아들이세요.”

롤렉스 시계가 말했다.

그럽시다!"                        

방금 스티브 유 사장께서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지구별 역사가들이 객관적으로 칭송한 구국(救國)의 영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정잡배 대하 듯 하셨습니다. 좋습니다. 이해합니다. 지향하는 정치 마인드가 확연히 다르니 상대를 대하는 시각도 180도 다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냉철한 이성으로 진실을 말해야 할 때가 있지요. 그 때가 바로 이 순간입니다. 왜냐하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계원 한 분 한 분이 최고 학부를 마친 교양인이기 때문이죠. 하여 왜곡과 진실 정도는 확실히 구분할 줄 아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냉정하게 따져 봅시다. 벤자민 복 회장과 스티브 유 사장의 주장처럼 이승만, 박정희 전대통령이 정치 폐륜아 입니까? 아니면 근대사에 기록된 것처럼 구국의 영웅들 입니까?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중 하나인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중화학 건설 등이 망국적인 정책이었습니까?”

 

장의사가 반듯한 톤으로 여기까지 피력할 즈음 안수 집사가 손사래를 치며 끼어들었다.

그러고는 술잔에 가득 담긴 보드카를 단숨에 비운 뒤 비아냥 했다.

이봐요, 스테파니. 지금 당신이 뭘 제대로 알고 우리를 훈계하는 거요?”

장의사가 말했다.

역시 몸부림 바 회장께선 다혈질이시군요. 그새를 참지못해 남의 말을 자르시다니….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고. , 이승만과 박정희가 구국의 영웅인가 대해서 객관적 사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덧붙여,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문재인과 노무현을 세종대왕에 빗대거나 현군 운운한 대목에선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습니다.아무리 내로남불 DNA라 해도 금도(襟度)가 따르기 마련인데, 전혀 낯뜨거운 줄 모르시는군요.

“…….”

(계속)

이산해 / 추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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