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25 20:25
겨울꽃의 미소 - 이만구 (李滿九)
혼자서 걷고 있는 이 산길을 따라
그동안 잊고 살아온 시간만큼
더 선명히 떠오르는 기억의 저편,
고향의 논 언덕 위에 붉은 꽃이 피었다
바람 부는 저녁, 그 외진 꽃길 따라
꽃상여 타고 떠나가신 어머니가
먼 길을 돌아오시는 발걸음 소리
하얀 싸라기 눈발이 휘날리어 온다
언 무논 위엔 피안의 영혼 꽃 피어나
흰 눈이 자꾸 내려 쌓이어 가고
나부끼는 살얼음 낀 꽃잎 위에서
비치는 사랑의 미소 반짝이고 있다
텅 빈 들녘에 애처로이 피어난
겨울꽃의 생애가 내 안에 되살아나
저기, 펄럭이는 치맛자락 여미며
그 해 논길 거릴 던 어머니가 보인다
이국의 산길로 이는 세월의 바람은
무심하게 허공 위로 스치어 가고
새 봄이 오는 자운영 꽃길을 걸어
죽어도 그 사람 꼭 한번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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