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22
어제:
59
전체:
211,628

이달의 작가

낙타의 고백

2022.05.01 12:06

Noeul 조회 수:14

낙타의 고백 - 이만구(李滿九)

아직 사막에 가본 적 없는 사람이
어찌 열사의 나라에서 사는 짐승 알 수 있겠는가
신 마저 외면한 그 저주의 탄생을...

등 위의 멍에, 혹 뿌리 물통 쌍 봉우리
대장정 사막 횡단하는 실크로드 상인들과 함께
눈 껌벅이며 걷고 있는 순한 짐승이여!
별빛 쏟아져 잠시 눈 붙이다
다시 곤한 몸 뒤척이며 꿈꾸는 오아시스

끝없는 사막의 미로 그 희망 내려놓는 날
닳고 닳은 무릎 꿇고 기도하는
너는 주인의 갈증 위해 한 목숨 내놓기로 작정한
소보다 더 충실한 큰 짐승 아니던가

그 불쌍한 것이 불평 없이 마냥 걷기만 하다가
모래둔덕에 쓰러져 죽는다 해도
타고난 품성의 참을성으로 행렬의 맨 마지막
가쁜 숨결 하브르는 거둘 것인가

그도 살면서 광야를 달리는 말들의 질주와
사바나 평원을 어슬렁거리는 사자 떼의 포효
그런 질풍노도의 기상 없었겠냐마는

늙은 낙타에게 남은 건 삶 위해 충실했다는 말뿐
먼 하늘 해와 달과 별과 바람은 알리라
그 우직한 마음과
내 어머니 같은 헌신적 사랑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0 풀의 십자가 Noeul 2022.05.15 1
119 님의 그림자 Noeul 2022.05.14 2
118 소주 한잔 Noeul 2022.05.03 16
» 낙타의 고백 Noeul 2022.05.01 14
116 신앙은 국경을 넘어 [2] Noeul 2022.04.15 16
115 5월 들판에 서서 Noeul 2022.04.13 13
114 귀로 Noeul 2022.04.09 18
113 은둔의 산 Noeul 2022.03.28 22
112 사계절, 그 여운 Noeul 2022.03.26 20
111 제비꽃 마음 Noeul 2022.03.19 23
110 별무리 지도 Noeul 2022.03.15 25
109 잊을 수만 있다면 Noeul 2022.03.13 595
108 소풍 Noeul 2022.03.06 32
107 문을령 고개 Noeul 2022.02.26 32
106 2월의 바람 Noeul 2022.02.21 1739
105 겨울 고향 길 Noeul 2022.02.05 23
104 코알라의 지혜 Noeul 2022.01.29 19
103 겨울꽃의 미소 Noeul 2022.01.25 21
102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2.01.16 22
101 첫눈을 기다리며 Noeul 2021.12.3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