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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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님의 그림자

2022.05.14 12:39

Noeul 조회 수:2

님의 그림자 - 이만구(李滿九)

먼 이국에 오시어 몇 해 사시면서
울 아버지 늘 창가에 앉아 큰누님 생각
사람이 살면서 그런 아련한 마음
오늘 밤, 그 아름다운 추억 녹아 흐른다

오월 보름달 뜨던 날, 울 아버지가
꿈속에 재색 두루마기 입으시고
고향의 덜걱 다리 건너 밤길 걷고 있다

회갑 잔치 그 해, 지경 큰 누님께서
밤을 새워 기우신 융단 두루마기
그걸 자랑처럼 오래 입고 사시다 가셨다

반명스럽고 정성스러운 생일 선물
나 어릴 적 그 마음 달빛에 어리어 온다

못다 한 동생의 도리, 그 먼 마음으로
지금은 세상 홀로 사시는 큰 누님께
세월이 남겨놓은 그리움 긴 편지 쓴다

밤이 깊은 하늘, 새 한 마리 선 긋고
달빛 비친 강 저편으로 날아간 뒤
헛기침 소리에 소매자락 펄럭이는
두루마기 님의 그림자 물 위에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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