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81
어제:
81
전체:
216,661

이달의 작가

회향초

2022.08.05 14:07

Noeul 조회 수:10

회향초 - 이만구(李滿九)

8월 숨 막히게 푹푹 찌는 햇살 아래
벌거벗은 허수아비 차림으로
앙상한 회향초가 누런 줄기 뼈대만 남긴 채

초가을 피어나는 코스모스 꽃처럼
한 계절 생의 그리운 숨결인가
다하지 못한 꿈 잊을 수 없어
그 꺼칠한 큰 키로 파르르 떨고 있다

봄날의 노란 꽃무리 간 곳 없고
마른 잎새조차 바람에 날려 보낸 성자의 꽃
헝클어진 풀숲 속
바람맞이 언덕에서 어깨춤 들썩인다

간간히 스치고 가는 땡벌과 나비들
아직 그 화려했던 봄날의 기상 기억하는가

멀건이 혼자 남은 여름 땡볕 아래서
저 산꽃 초가을 빛 물들이고
어쩌다 옷깃 스치면 온 힘의 전율로
메마른 회향초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

흰 눈 내리는 빈들의 꿈, 바람 앞에 서면
작은 싹 틔울 새날을 기약하며
영영 돌이킬 수 없는 비목으로 흔들리려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 시와 피아노 update Noeul 2022.08.08 12
69 다시 핀 채송화 Noeul 2022.08.07 11
» 회향초 Noeul 2022.08.05 10
67 선생님 [1] Noeul 2022.07.30 18
66 바윗돌의 얼굴 Noeul 2022.07.24 32
65 주말에 쓴 편지 [1] Noeul 2022.07.23 35
64 밤하늘 그 이름 별들 [1] Noeul 2022.07.17 36
63 달그림자 [1] Noeul 2022.07.10 43
62 초여름 아침햇살 [2] Noeul 2022.06.17 24
61 사계절의 여운 Noeul 2022.03.26 31
60 소풍 Noeul 2022.03.06 39
59 바람은 내게로 Noeul 2021.10.23 28
58 문뜩 가을이 Noeul 2021.10.02 26
57 가을 햇살 속 사랑 Noeul 2021.08.01 23
56 그때 생각이 Noeul 2021.07.20 23
55 한 편 만들기 Noeul 2021.07.18 1000
54 풍요한 빈 그릇 Noeul 2021.05.19 27
53 기차여행 Noeul 2021.05.18 28
52 걷다 오는 행길 [1] Noeul 2021.05.02 143
51 뒷모습 Noeul 2021.05.01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