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행복/정용진 시인

2018.01.28 21:55

정용진 조회 수:14

자유인의 행복

2013422()/중안일보

                                                  정 용 진 시인

 

인간은 누구나 하나같이 행복을 염원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우리 이민자들이 낯설고 산설은 미국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도 운명이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해서는 행복을 위한 어려운 선택이라고 답해야  것이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들이 그의 능력과 지혜와 정열을 쏟아서 찾아 헤매는 행복이라 할지라도, 진정한 행복이란 자유와 결혼해야 낳을  있는 아들 딸이다 행복의 여신이 자유의 남성을 만나야 기쁨의 딸과 용기의 아들을 낳을  있다 태어남의 기쁨을 누리며 자란 딸이라야 아름다운 미를 간직할 수가 있고, 용기를 지니고 자란 아들이라야 역사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가 있다. 추한 여인의 번민과 나약한 남성의 모습이란 인간 비극의 시작이요, 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복의 샘터와 보금자리는 근면한 아버지, 그리고 현명한 어머니의 품속에서 자녀들이 근심 없이 자랄  있는 가정의 환경 속에서만 가능하다

 우리들이 세상살이에 지쳐 심신이 피곤하고 영혼이 목말라 생기가 없을 때에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찾기 위하여 여행을 떠나는 것도 모두   때문이다

 백설이 뒤덮인 빅베어 산장을 찾아서 하룻밤을 조용히 쉬면서 자녀들과 더불어 대화를 나누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찾아가서 싱그러운 자연과 접할 때 인간은 보다  순수해질 수가 있다. 

 주위를 둘러보아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 근심 없이 자란 나무숲 사이를 유유자적하게 거니는 사슴의 무리들을 만날 때에 자신의 영혼의  또한 맑게 씻기게 된다

 자연 속에는 순수와 순리가 있다. 춘하추동의 변함없는 계절의 맥박, 소생의 아픔과 성장의 고통과 성숙을 향한 인내, 그리고 동면의 기나긴 기다림이 존재하기  때문에 굳은 땅을 가르고 솟는 열기와 싱그러운 녹음과 따가운 햇살을 받으면서 성숙하는 가을의 풍만이 있다

  모든 것들은 조락의 서글픔을 견디면서  덮여 차가운 기나긴 겨울 동안을 기다리는 인내의 산물들이다

 고국을 떠나 이민을 와서 자녀들을 키우는 과정 속에서, 동양의 유대인 소리를 들어 가면서 흑인과 백인들 사이에 끼어들어 생존을 위협받고 폭동의 피해자가 되고 언론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우리 한민족들이 좌절하지 아니하고 기사회생하는 용기 있는 백성의 자리를 지킬  있는 것은, 우리의 조상들이 자연스러운 순응과, 끈기로 도전하는  가지 지혜를 우리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신과 자유와 번영을 깃발로 내세우면서 청교도들의 기찬 숨결과 맥박위에 세워진 건전한 국가였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고귀한 정신들이 퇴락해 가고 있다. 이등국가로 전락해 가고 있는 현상들이다

 기업이 쇠잔하여 일자리가 줄어들고, 교육비가 삭감되어 배울 기회가 적어지고, 외제 물품들이 판을 치는 외국산 홍수의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자유가 방종으로 흐르면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 애국심의 퇴락 현상이요,  다음이 사랑의 질서가 무너지는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행복의 샘터요, 요람인 가정이 수없이 파괴되는 모습들이다. 문제아의 배후에는 문제의 부모가 있다 지적이 실상으로 나타난 사회가 우리가 정착의 꿈을  안고 살아가는 미국의 오늘의 현실이다. 우리 한인들의 가정도 많이 파괴되어 가는 기사를 보고 슬픔을 금할 수가 없다. 너나없이 자유를 찾아서 행복을 누리려고 찾아온 땅인데 본말이 전도되다니 이런 비극이 어디 있겠는가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남편은 아내의 이해를 기대하면서 살아간다. 서로 주고 받고 싶어 하는 것이 인정이요, 이것을 갈망하는 것이 상정이다

 자녀들이 대학을 가기 이전의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들을 부모 밑에서 자라게 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심정을 자세히 말하지는 아니하지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일거일동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에게서 배우게 되고 부모를 닮게 된다. 자녀들을 부모의 분신이라고 까지 일컫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언제나 자녀들의 거울인 동시에 스승이다

 오천년의 역사를 자랑하기보다, 역사 속의 위인들을 들먹이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은 사랑하는 마음과 이해해 주는 정성이다. 사랑이나 정성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아니할 자는 하나도 없다

 부모들의 아름다운  속에서 아이들은 깊은 산중에서 근심 없이 자란 나무처럼 늠름하게 자랄 수가 있다. 그래야 이들이 바로 성장해서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도덕적으로 퇴색해 가고 있는  나라를 바로 세울 수가 있고 조국을 빛낼 수가 있다. 우리 모두가 기대하고 이민 짐을 짊어지고 왔던 자유인의 행복을 우리의 후손들이 길이길이 누리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희생과 솔선수범이 밑바닥에 깔려 있어야  것이다 행복은 만인의 원이지만 행복을 누릴  있는 기쁨은 정의를 사랑하는 자유인에게만 주어진 특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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