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과 거울

2018.03.10 04:57

정용진 조회 수:10

인간에 관한 단상(斷想)

秀峯 鄭用眞 詩人

 

1) 인간과 거울

 철인 칸트는 하늘에는 빛나는 별이 있고  가슴 속에는 반짝이는 도덕율이 있다 노래하였다

 인간은 저마다  개의 거울을 지니고 인생을 살아 간다. 하나는 외계를 바라보며 사물을 분별하는 눈이요, 다른 하나는 세상에 선과 악을  자신에 스스로 묻고 답하는 양심이다. 

 우리는 전자를 가리켜 안목(眼目이라 하고 후자를 칭하여 심안(心眼),혹은 혜안(慧眼이라고 부른다. 세상 사물을 바로 보고 옳게 판단할  아는 사람을 일러 안목이 넓은 사람이라 이르고 범사에 깊은 사색과 은인자중으로 선과 악을 분명히 가르는 사람을 혜안의 인격과 덕망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눈을 통하여 미와 추를 가리고, 미를 행복의 원천으로 기리듯 혜안을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눈은 시각적이고 직선적이기  때문에  판단의 정도가 약하고 인간의 이성 보다는 감정에 치우치기 쉬워, 보는 이에 따라 형태와 인식의 차이가 심하나, 혜안의 거울은 인생의 철리를 깊고 밝게 비추기  때문에 감정보다는 이성을  생명으로 삼는다

 현대에 있어서 가정의 파탄이 많은 까닭도 미는 사랑을 낳는 간판이라는 시각적 안목에 중점을 두고  인생의 깊이와 사고를 소홀히 하는데서 온다고 봐서 틀림없을 것이다

 칸트가 3개의 위대한 비판서(순수이성비판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 인류 앞에 내놓아 합리론과 경험론 철학의 저수지를 이룬 것도, 하늘의 빛나는 별을 바라볼  있는 냉철한 안목과 가슴에 빛나는 도덕률을 자각할  있는 위대한 사고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떠한 일에 기분을 상하면 눈을 흘기고 얼굴에 불쾌한 표정을 짓는다눈은 감정의 진한 표정이기  때문이다. 감정의 부적합한 판단으로 죄를 짓게 되면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되고 법관은 법과 양심에 의하여 독립하여 준엄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우리의 법정에 양심은 인생의 등불이다라고 표어를 기록해 놓은 것도  때문일 것이다

 성자 석가는 내가나의 등불이요. 진리가 나의 등불이라는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 원리로 인생을 살아 가라고 가르쳤다

 흔히들 현대는 감각문명의 시대라고 말한다. 빛깔과 형태의 다양성과, 하나에 집착하지 못하고 이것 저것 찾는 유행성은 시각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생명력이 짧으나, 깊은 사상과 밝은 진리는 인류의 양심에 의하여 발굴된 거대한 산맥들이기에 흐르는 세월과 변모하는 세대에 관계없이 고전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얕은 꾀로 눈을 즐겁게 하며 살아가려는 가벼운 인간의 태도와, 투철한 사색과 성찰의 자세로 인생을 걸어 가려는 이들 사이엔 커다란 간격과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바로 사는 것이 문제다. 인생을 멋지고 참되게 살아가려면 눈은 양심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그리스도는 인생을 비추는 거울로 사랑을 들었고, 석가는 자비를 말하였고, 공자는 인을 외쳤고, 칸트는 도덕률을 들었다사랑, 자비, , 도덕률은 어느 하나치고 인생의 대도를 밝히는 거울이 아닌 것이 없다그렇기에 공자는 인을 보거든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말라 가르쳤다. 그러나  눈과 양심의 거울은 고정되거나 절대적이 아니고 상대적인 거울이다심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극치의 미를 찾을 것이요, 불의의 눈으로 외계를 응시하면 추와 악을 얻을 것이다양심의 혜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선을 만날 것이요, 비리의 마음으로 인간사를 투시하면 죄악과 참혹을 발견  것이다

  눈과 마음에 오진이 덮였을 지라도 밝은 햇빛을 맞이하면  안개가 걷힐 것이요, 맑은 샘물을 얻으면 가을 호수와 같이 빛날 것이다. 이를 얻기 위해서는 끈질긴 노력과 무한한 자기성실이 요구된다. 

  거울이 맑으면 나는 물론 남도 밝힐  있고,  거울이 흐리면 남의 진리도 밝게   없다

 우리는 다같이 참된 , 바른 , 깊은 나를 되찾기 위하여  앞에 홀로서는 단독자의 실존적 자세로  양심의 거울 앞에 서야한다. 그러한 노력을 모든 사람들이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사회는 보다 밝고 투명할 것이다. 

 거울은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는 명경지수(明鏡止水) 같은 인간의 영원한 빛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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