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간과 그릇

2018.03.16 12:35

정용진 조회 수:27

3) 인간과 그릇

                                        정용진 시인

우리는 인격과 덕망을 갖춘 지사(志士 인인(仁人 가리켜 그릇이  사람이라고 칭한다

 인간은 지상에 태어날  운명의 신으로부터 하나의 그릇을 받아가지고 태어난다.  그릇은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 그릇이요, 자기의 수양과 능력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가능성을 지닌 그릇이다.  그릇에는 노력과 사명이란 두개의 단어가 커다랗게 새겨져 있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기억력이 희미해서 그릇은 받았으면 서도  속에 새겨진 주훈은 망각한  함부로 다루고 있다

 여기에 인간의 불행과 패배가 있다. 피나는 노력과 정직하게 살아 가려는 염원이 없이는 자기 그릇의 가치와 가능성을 분별하기가 심히 어렵다이를 발견할  있는 힘이 인생의 혜안이요, 자각이다. 그렇기에 공자는 군자에게 이르기를 불기(不器)하라 대기는 만성이다((大器晩成라고 가르쳤다틀에 박힌 조그마한 그릇으로 자기의 일생을 마무리 짖지 말고 견인불발(堅忍不拔 발분망식(發憤忘食 정신으로 그릇을 크고 튼튼하게 만들라고 하였다. 작은 그릇을 받았다고 해서 불행한 것만도,  그릇을 지녔다고 해서 행복한 것만도 아니다

 비록 작은 그릇을 받았다고 해도  안에 담아 빛낼 인생의 진리와 사랑의 보배는 얼마든지 있고,  그릇을 받고도 지상의 탐욕과 오물로 가득 채운다면 보잘 것 없는 타락한 인간으로 끝나는  밖에 없다

 철인 파스칼이 인간을 가리켜 우주의 영광인 존재인 동시에 쓰레기적인 존재 라고 갈파한 것은 인간의 지혜를 제시한 명언이다

 인간은 자기의 노력과 수양의 정도에 따라서 쓰레기적인 존재도 될 수 있고 세인의 존경을 받는 위인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이 자기가 받은 그릇의 크기를 측정하는 기준은, 의인이면서 죄인처럼 겸손히 살아가는 자세와 죄인이면서 의인처럼 행동하는 차이에서 크게 달라진다

 그릇의 크기가 인생의 흉복을 가늠하는 척도가 아니듯  성취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아니한다

 여기에는 작은 것을 모아 큰 것을 이루는 적소성대의 땀과 진합태산의 수고가 따라야 한다

 세상에는 항상 정의와 힘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냉철히 분석해 보면 정의는 힘이 없어 힘에게 지기 일쑤이고 힘에는 정의가 없어 폭력으로 화하기 쉽다

 인간은 정의에 힘을 주고 힘에 정의를 더하는 노력을 평생토록 해야 한다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그릇에 땀과 정성으로 수를 놓고 지혜와 양심을 담아서 우리가 지상을 떠날  후손들에게 물려 주고 가야 한다불의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어둡기 끝이 없고, 정의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릇에 담은 인생의 보화와 진리의 불빛이 너무나 찬란하다

 한문에 노요(路遙 지마력(知馬力이요, 일구(日久 견인심(見人心이란 말이 있다.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있고 날이 오래야 사람의 마음을   있다는 뜻이다.  사람의 그릇의 대소도 역시 오래 사귀고 보면 언젠가는 알게 된다

 인생에서 훌륭한 지기지우를 만난 사람은(身言書判  가지 원리를 들고 있다

 첫째는  사람의 몸이다. 

 성실무비하게 일생을 살아온 사람을 접하면 훈훈한 인생의 향기를 느낄  있고, 험악한 길을 걸어온 사람을 대하면 두려운 감정이 앞서고 빨리 피하고 싶어 진다

 둘째로  사람의 말이다

 공자의 제자 사마우가 공자에게 인에 관해 물었을  말하는 것이 더듬거린다  대답했다. 인을 실천하기가 어렵거늘 말하기가 쉬운가. 훌륭한 몸을 지니고서도 개인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자가 허다 한가하면 목적을 위해서는 교언영색(巧言令色 사양치 않는 그들을 경계할 일이다

 셋째로 글이다

 말은 영속성이 없고 순간적이기  때문에 함부로 해버릴  있지만 글을 쓰려고 백지에 펜을 들면 두려움과 경건의 감정마저 앞선다

 편지를  봐도 능히 짐작할  있다. 글은  사람의 인품과 덕성의 한계 내에서밖에  수가 없다

 넷째가 판단력 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몸과 청산유수(靑山流水 달변자라도  훌륭한 글을   있는 사람도 판단력의 부족으로 일생을 망치는 사례가 허다 하다판단력은 감정과 이성, 육과 , 사실과 체험에서 얻어진 것이라야 한다  가지 원리가 모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그릇의 요소다. 몸과 말은 우리의 옷과 같이 외형적 그릇이요, 미적 요소이지만 글과 판단력은 수양과 인내에서 솟아나는 ( ( 그릇이다

 우리는 외형의 미보다 내실에 중점을 두고 성실과 양심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아무리 어두운 세상 일지라도 참과 정의로 가득  사회는  빛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다

 저마다 저다운 천분과 노력으로 사회와 인류가   있는 유용의 그릇을 만들기에 인생의 정열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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