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인간과 대화(對話)

2018.03.26 22:02

정용진 조회 수:16


                                            정용진 시인

 

대화는 언어를 통한 너와 나의 아름다운 교감이요, 만남이다.

인간은 대화를 통하여 서로의 마음을 읽고 상대방의 생각을 발견하고,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

역사 속에서 보면 희랍의 철인 소크라테스는아고라(Agora.廣場)’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었다고한다.

그는 자신을 희랍의 쇠파리인 등에(Gadfly)라고 칭하고 잠든 청년들의 등가죽에 따끔하게 침을 놓아 잠에서 깨워 놓겠다고 역설했다.

자신은 늘 신과 진리와 양심의 소리(Diamonion)를 들었다고 말하고, 청년들이어 무지의지(無知)를 깨우치라고 외쳤다고 한다.

인간의 언어 속에는 깊은 마력이 숨겨져 있어 사랑하는 연인과의 언어는 고요한 리듬을 타고 오는 밀어(密語), 정담(情談)이 된다. 반면에 학문을 논하는 탁상에서는 힘찬 토론(討論)이 되고 너와 나와의 만남 속에서는 소중한 대화(對話)가 된다.

대화 가운데서도 자신의 감정을 사유(思惟)의 체로 걸러내지 않고 직설적으로 내 쏟다보면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 쉬운 직설(直說). 직언(直言)이 되기 쉽고, 자신의 속내를 감추고 적당한 의사를 표출하다 보면 언중유골(言中有骨)의 오해를 받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

그래서 영국의 비평가 토머스 칼라일은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은이다.’(Speech Is Silver, Silence Is Gold)라는 명언을 남겼을 것이다.

대개 상대방과 마주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철학적 용어로는 대화(Dialog)라고 하는데 혼자서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묻고 답하는 독백(Monolog)에 대치되는 언어다. 언어에는 사실을 보고 그대로 쏟아내는 직설이 있는 반면에 사실과 다르게 여기저기서 함부로 떠들어대는 중구난방(衆口難防)이 있다. 이에 엇나가 퍼붓는 독설(毒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외쳐대는 역설(逆說)이 있고, 또 숨겨야할 사실을 남 몰래 퍼뜨리고 다니는 유언비어(流言蜚語)나 비방(誹謗)혹은, 토설(吐說)이 있기도 하다.

선비들이 모여 세상일을 논하는 고담준론(高談峻論)이 있는 반면에 서민들이 모여 화투를 치면서 나누는 음담패설(淫談悖說)이 있기도 하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서로 눈치를 살피면서 대화가 단절되었기 때문에 고부(姑婦)간에는 그 사이가 항상 불편하고 갈등이 있으며, 정치를 하는 여당과 야당 사이에는 서로 자기들의 의견과 정략만이 국민을 위한 중요한 정책이라고 고집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공익은 멀어져가고 늘 정쟁만 일삼아 국민들의 원망을 사게 된다.

남을 돕기 위하여 건네주는 조언(助言)이 있는가 하면 타인의 의견에 동조하여 힘을 실어주는 첨언(添言)이 있고, 사실과 다른 터무니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다니며 남의 명예를 실추 또는 회손 시키는 낭설(浪說)이나 험담(險談)이 있다.

작은 일을 크게 부풀리는 침소봉대(針小棒大)와 장광설(長廣舌)이 있는가 하면, 타인의 인격을 무시하고 마음껏 떠들어대는 실언(失言)과 망언(妄言)을 항상 주의해야 한다. 마음이 바른 사람(正心)에게서 바른 말이(正言) 나온다. 그래야 그 말에 신뢰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따른다.

장자(莊子)는 청무성(聽無聲)을 강조했다. 청무성이란 인간들이 쉽게 들을 수 없는 진리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한다는 말씀으로 신의 소리, 도인의 소리. 양심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세상에는 적당히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저두굴신(低頭屈身)과 곡학아세(曲學阿世)의 빈 수레 소리로 가득 차있다. 바로 듣고 옳게 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명심보감에 보면 아버지는 자식의 덕을 말하지 아니하고, 자식은 아버지의 허물을 들추어내지 아니한다.(父不言子之德 子不談不之過)’는 말이 있다. 인간사에서 소중한 것이 덕담(德談)이란 뜻이다.

대화는 인간 만남의 기쁨을 여는 시금석이요, 아름다운 삶의 윤활유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만남과 대화가 단절되면 고뇌와 고독이 존재할 뿐이다.

지상에서 한번 주어진 삶을 풍성하게 누리기 위하여 너와 나 사이에는 꿈임 없는 성실한 대화가 필요하다. 그때에만이 진정한 자유인의 행복을 누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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