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인간과 화합(和合)

2018.03.31 11:47

정용진 조회 수:14

인간과 화합(和合)

                                           정용진 시인

 

화합은 인간과 인간을 끈끈하게 연결하는 부드러운 끈이다.

이는 마치 내가 먼 곳의 친구를 그리워하여 마음의 시그널을 보내면 그곳의 친구도 나를 생각한다는 텔레파시와 같은 것이다.

가정의 화목이 만사를 이룬다는(家和萬事成)은 우리의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전해준 위대한 정신적 유산이다.

가정에 가화(家和)가 있다 보면, 이웃 간에는 화평(和平)이 있고 기업에는 단합(團合)이 있으며, 국민들에게는 평화(平和)가 저절로 찾아온다. 광제창생(廣濟蒼生) 보국안민(輔國安民)이 바로 그것이다. 이때에만이 온 국민들에게 국태민안(國泰民安)의 호() 시절이 도래한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눈앞에 이익에 눈이 멀어 파당이나 일삼고, 조선시대 썩은 선비들처럼 노론소론 동인서인으로 갈려 싸움질만 하다가는 국민들이 편해질 날이 전혀 없다.

유학의 본산 성균관(成均館) 입구에 보면 영조(英祖)가 세운 탕평비(蕩平碑)가 서있다. 당시의 정쟁 속에서 나라를 혼란케 하는 사색당쟁을 경계하는 경고문이다. 내용인즉 신의가 있고 아첨하지 않음이 군자의 마음이요, 아첨하고 신의가 없음은 소인의 삿된 마음이다.“周而不比, 乃君子之公心, 比而不周, 寔小人之私意라는 뜻이다.

화목(和睦)은 마음이 맑고 정답다는 뜻이요, 화합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잘 어울린다는 의미며, 화평은 상대방과 관계가 평화스럽다는 뜻이다.

가족 간에는 화목하고, 이웃 간에는 화합하고, 국가 간에는 화평한 것이 이상사회다.

반목과 질시와 투쟁은 이웃과 사회를 혼란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본과 같이 타국의 고유 영토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욕심을 부리면서 싸움을 걸어오는 것은 이웃 상호간에 편할 날을 빼앗는 사악한 행위다.

화합의 밑바탕에는 이해와 용서가 서려 있어야 한다. 나만이 최고라는 극단적 자만심이나, 이기주의에 쌓여 있는 한 아름다운 화합이란 이루어질 수가 없다.

민사 재판에 있어서도 양자가 서로 자기의 이익 쟁취만을 위하여 극한에 치닫게 되면 법관이 양자를 불러 중재를 시도해 보고, 그래도 잘 안되면 조정을 권해보고, 다시 안 되면 최종적으로 재판으로 들어가서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게 된다.

이런 원리가 세상 언어로는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인다.’로 통한다.

이것저것을 잘 어울리게 하는 조화(調和)가 있는 반면에 서로 만나면 항상 다투고 마음이 상해 헤어지는 불화(不和)도 있다.

공자(孔子)는 그의 어록 논어(論語)에서 군자는 남과 사이좋게 지내 화합하며 소인은 남과 불화하게 지낸다.(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고 말했다.

또 불가에서 말하는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인생사고(生老病死)구하고저하나 얻어지지 않는 괴로움(求不得苦),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하는 괴로움(哀別離苦), 원수 같은 사람과는 만나지 말아야하는데 만나게 되는 괴로움(怨憎會苦)과 오온성고(五蘊盛苦)가 있는데 이는 눈 귀 코 혀 몸(眼耳鼻舌身)이 모두는 좋은 것만 바라나 그 뜻대로 되지 않는 괴로움을 이르는 뜻으로 이런 불만족 가운데 인간들은 항상 괴로워하고, 불편하고, 속상해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세익스피어는 햄릿의 입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외치고 있다.인간은 얼마나 위대한 작품인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능력은 얼마나 무한한가?  형상과 동작은 얼마나 명확하고 훌륭한가? 행동은 마치 천사와 같고 이해력은 신과 같다세계의 미요, 만물의 영장이다. 라고 당당하게 선언하고 있다. 그의 명언과 같이 결국 인간들은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하기에 이른다.

표의문자(表意文字)인 한문의 사람을 뜻하는 글자()을 보면 둘이 서로 떠 바쳐 한 글자를 이루고 있다. 결국은 남녀가 사랑하고 화합해야 완성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깊은 의미가 아닌가. 그리고 사람인자 아래 한일자를 긋고 그 밑에 입구 자를 넣으니 합할 합()자가 된 것도 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발상인가.

결국 우리 인간들은 지상에 사는 동안 서로 비벼대면서 시기하고, 질투하고, 경쟁하며, 살아가면서 종래는 사랑과 화합으로 완성되는 신의 아름다운 작품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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