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월석(仲秋月夕)

2018.09.09 05:07

정용진 조회 수:5

중추월석(仲秋月夕)
                                                정용진 시인
 

고요히 잠을 청하는

뒷동산 마루에

한 아름 둥근 보름달이 솟아오른다.

 

아낙들이 수다를 섞어 빚은 햇 송편으로

차례를 지내고

돗자리를 둘러메고, 주과포를 차려

윗 어른들을 따라

조상님들의 산소를 찾아

성묘를 올리고

음복(飮福)을 끝낸 후

산길을 내려오면

소슬한 늦가을 바람이 옷깃에 스며든다.

 

붐비는 귀성길을 따라

고향을 단숨에 달려온 옛 친구들

이웃 처녀는 출가를 하고

낯선 새댁이 어색한 눈길을 준다.

 

한해의 농사를 땀으로 엮고

황금들에 고개를 숙인

오곡들의 성숙을 바라보면서

중추월석(仲秋月夕)의 계절에

너와 나의 염원도

알곡으로 영글기를 기원한다.

 

추석(秋夕)은

일터를 찾아 사방으로 흩어졌던

정든 사람들이 다시모여

한해의 추수를 감사하며

강강술레 합창을 부르며

사랑을 나누는 달

윤기 흐르는 보름달이

또 하나의 풍년을 약속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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