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당신은

2017.01.22 21:01

채영선 조회 수:39

당신은

 

                          소담 채영선

 

또박또박 걷다가

가을 낙서가 되다가

벌레처럼 기어가다가

초겨울 갈대로 흔들릴 때

다가와 등을 내미는

당신은 책받침

 

한발 앞서 태어난

손바닥 위에서

계절 모르고

기적처럼 피어날 때

새벽이슬에 질리는 몸짓으로

파랗게 조바심하던

당신은 꽃받침

 

듣고 싶어도

부르고 싶어도

문 열고 나오지 않는

침묵의 터널 안에서

태어나기 전부터 맴돌던

메아리의 이름

당신은 받침

 

 

 

2016년 11월호 <우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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