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을 나서며

2017.03.05 03:41

정국희 조회 수:61


친정집을 나서며

 

 

 

가거든

애끼지 말고 바로 묵어라

 

꾸우꾹 눌러 담아준 청국장

짐 속에 넣고

그 옛날

내가 먹고 자랐던

박속같은 집을 나서네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

또 한 번이 더 있을지

된장 퍼담의며 혼잣말 하던

근력없는 노모 홀로 두고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

또 한 번이 더 있을지

저도 혼잣말 하며 눈 아픈 길을 걷네

 

암시랑토 않다는 듯

어려가라 손짓하는 울어매

차마 내 못봐

흐릿한 땅만 보며 설은 걸음 재촉하네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4
전체:
87,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