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같은 방에

 

친구와

나는 같은 방에 있었다

일어나서 빗장 열고 내다볼 듯 한


그는 누워있고

나는 앉아있고

그는 멈춰있고

나는 숨을 삼키고 있었다


천둥이 요동치고 울부짖는다

바다가 아무리 몸부림처도

당길 수 없는 거리


한없이 깊고 깊은 우물가슴

일생을 두레박 크기로 길어올리며

무게만큼 그 먼 데를 오간다


양파세월은 찰나의 칼질 한번에 

우주 저 밖으로 벗겨져 가는 장막


여전한 햇살에 기댄 등을 앞질러

친구는 얼굴 문닫고 

약속이 올라갈 때 계시의 강을 따라 흐른다


이 참에 시장기는 효자처럼 고분하다

너무 눈치없다 

눈물은 붓고 숨통은 물 한모금 겨우


훗날 

내가 비운 자리를 둥러앉아

밥을 먹을 것이다

멜도 보내고 잠도 잘 것이다

오늘의 나처럼

남은 자의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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