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바다 / 김영교


때묻은 빨래의 파도
높낮게 일상의 해변을 철석인다
건조기의 뜨거운 열기
해풍에 날려보낼 때
비상하는
조그만 기쁨의 포말들

식탁을 오르내리는 숟가락 소리는
오손도손 화목 고동소리

손 담구며 하는 설거지 잔물결이 하루를 닫을 때
길게 눕는 쉼의 바다
그 옥빛 넓은 가슴 

부엌해변에 서면
씻고 다듬는 물장구 치기
썰고 끓이는 파도타기
밥하고 반찬하는 끝없는 항해
내일은 또 무엇을 건져올려 식탁에 놓을까


저자섬에 바람 타고 달려가

싱싱하고 필요한 먹걸이를 망태에 건져올려
이골목 저 비탈 차량의 물결 헤치고

다시 바다에 안기면 행복한 선장, 나는


파도가 높을수록
걸러지는 바다

둥지를 떠나는 자녀, 노모의 귀로 
그 헤어지는 아픔 뒤에
증발하는 땡볕에 여전히 푸른 바다 넘실댄다


해도에도 없는 꿈을 따러
오늘도 나는
똑같은 그러나 새로운
파도를
수심(水深 )깊이 자맥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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