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재배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포도의 강의 - 김영교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이육사의 시가 생각나는 7월이다. 

오늘은 7월 마지막 날, 읊조리는 시 구절에 피어나는 고향!


2017년 7월 29일 토요일 Seal Beach에 있는 Leisure World에서 대학 선배 춘자 시인의 시집 출판기념 잔치가 있는 날이었다. 뜻 깊고 즐거운 모임이었다. 많은 그리운 만남들이 활짝 피었고 즐거운 대화와 식사, 여흥순서는 즐겁게 저 멀리 푸른 하늘까지 이어졌다. 부러운듯 햇빛도 실내를 들여다 보듯 입구서부터 밝게 비췄다. 

대학동창, 문인친구들, 교회식구들, 이웃사촌들 무엇보다도 축복받은 직계 8명의 손주들, 5형제의 맏며느리의 생애...

흐믓한 시간을 보냈다. 글 쓰는 행복감에 젖어 사진도 찍었다. 이경원 젊은 목사의 감동의 기도가 더욱 의미 깊게 가슴에 와 박혔다. 문인친구와 대학 선후배 및 복음방송사 친구등 반가운 해후가 절정을 이루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 중 이대중창단의 노래는 압권이었다. 축하의 자리에 맞는 선곡이 기억에 남았다. 


운전이라면 늘 남편에게 의존해 왔기에 길눈이 좀 어두워 이곳에 올 때도 일찍 도착했다. 갈 길이 먼 나는 평생친구 기숙이와 영희에게 작별을 고하고 먼저 그 자리를 떠났다. 이런 기분이라면 지구 끝까지도 휭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차를 운전하고 집으로 가는 장거리 고속도로 405 Fwy 역시 조금도 힘들지 않을것이었다. 이 좋은 기분이라면 집에 단숨에 가 닿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났다. 

 

주차장에 나왔을 때다.

주차법규위반 딱지가 꽂힌 내 차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통행증을 대시보드(dash board)에 펼쳐놓는것을 (display) 깜빡 잊었다. 실수였다. 통행증이 안보이니 분명 불법주차였다.

잘못을 인정하고 벌금을 내면 그뿐인데 왜 기분이 이렇게 찜찜할까! 몇 분 전 까지만 해도 나는 행복한 세계의 행복한 공기를 마시고 있었는데.....


운전을 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아침나절 긴 시간 즐겁고 행복에 겨워했는데 parking ticket 한 장에 좋았던 감정이 가시어져서는 안 되지 싶어 CD 볼륨을 높혔다. 그래야 될것 같았다. 늘 즐겨듣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이다. 반복해서 들었다. 오늘 따라 내 기분을 알아주는 듯 나를 up시켜 는 게 아닌가. 음악 힐링인가, 어느듯 차분해지는 나를 발견했다. 사람의 기분이란 게 믿을 게 못된다고 한참동안 나는 나를 어이없어 했다. 나의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기분에 좌우되었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비가 많이 오든 적게 오든, 바람이 불든 해가 많이 내려쬐든 청포도는 껍질도, 안의 육질도 항상 청포도다. 애써 청포도인체 하지 않는다. 사람인 나는 포도 알에 비해 집체만한 거인이다. 덩치 값도 못할 뻔 한 나는 오늘 청포도 무언의 강의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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