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해질녁에 / 김영교


너와의 사랑은 어쩔 수 없이 해거름 해서 시작 된다 

터질듯 풍만한 몸통 그리고 하체 

지나칠 때마다 파열할듯 

아슬아슬한 좁은 공간이 나를 끌어당긴다 

머리 풀어해친 메마른 아우성 

태양을 피해 아래로 도망가는 너를 끝까지 따라가 

사랑을 고백하면 

드디어 온몸을 나에게 맡기고 늘어진다 

섬세한 손길에 트이는 숨퉁

수줍은 작은 사랑이 허리굽혀 길을 내면 

잘게 다져진 속살은 축축하게 물기를 품는다 

서쪽 하늘이 숨 가쁘게 붉다 

해질녘에 하는 사랑놀이* 

내 영혼의 토양에 뿌리 내리는 선혈 

번져들어 온통 뼈속까지 붉다


*분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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