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충일에 생각합니다.

2017.11.13 15:04

최미자 조회 수:6

미국 현충일에 생각합니다.

   해마다 5월 마지막 주의 월요일은 미국의 공휴일인 현충일(Memorial Day)이다. 먹는장사를 제외하고는 관공서를 비롯하여 황금연휴여서 가족이나 친구끼리 모여 작은 파티를 열기도 한다. 샌디에이고에는 방문객들이 꼭 찾아가는 곳이 있다. 샌드에이고 만(San Diego Bay)을 끼고 드넓은 바다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역사적인 등대가 있는 포인트로마(Point Loma)’라고 부르는 작은 동네이다. 1542928일 유럽 탐험가 카브리오 장군이 처음으로 이곳 땅에 발을 디뎠기에 이름을 따서 만든 국립공원 이다. 또한 이 Cabrillo National Monument로 가는 길목에는 바다를 끼고 인류의 근 현대사동안에 전사했던 군인들의 무덤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묘지가 양편으로 뻗어 있다.

차를 타고 갈 적마다 비록 누구이신지는 몰라도, 희생된 분들의 영령 앞에 잠시 숙연해진다. 대부분 청춘의 꿈을 다 펼쳐보지도 못하고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싸우다 비참하게 떠났다. 다행히도 미국의 공원과 학교 등 곳곳에는 그렇게 목숨을 바친 군인들의 이름을 새긴 기념비가 서있다. 전쟁 때마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젊은 아내들, 어린 자녀들은 어떻게 그 고통의 긴 세월을 이겨내며 살았을까. 생각해보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사회와 알게 모르게 깊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아프카니스탄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내가 어렸을 때 시장에서 길을 가다가 어른들의 싸움을 본적이 있다. “너 죽고 나도 죽자.”면서 동물처럼 붙어 싸우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깜짝 놀랐다. 또 대동아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자살특공대 조종사들의 가미가제도 이와 같은 방법이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심술궂고 잔인한지 모르겠다. 그리하여 이 지구상에는 지금도 종교와 정치, 다른 이념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전쟁으로 잔혹하게 희생된 사람들만 계속 늘어나는 가 보다. 이제 살상 무기도 부족하여 어마어마한 핵으로 사람은 물론 지구마저 전멸 시키려고 한다.

또 올바른 사람으로 살기를 노력하기보다는 손바닥에서 노는 스마트 폰에 더 몰두하고 기계처럼 일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의 고마움도 잊어버리고 따뜻한 인간미를 찾으려고 노력도 안한다. 군대도 정의와 세계평화를 위해 지원하는 경우보다는 먹고 살기위하여 입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의 현충일 전날 밤 텔레비전 뉴스에서 소년단 학생들이 묘지를 찾아가 장미를 놓으며 돌아가신 분들의 혼을 기리는 장면을 나는 보았다. 이것이 바로 후손들이 배워야할 생생한 교육이다. 우리 가족도 예전에는 먹고 살기 바빠 시간을 거의 못 내고 살았기에 오랜만에 안타까운 그분들을 생각하며 오늘 이곳을 찾아왔다.

많은 사람과 차량들이 줄지어 오고 갔다. 우리 일행도 무덤 앞에 서서 묵묵히 수 만 명의 넋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한 비석을 바라보니 1805년에 태어난 분도 계시었으니 나의 증조할아버지 벌이었다. 한국 전쟁에 참여하신 분들은 1900년대에서 1920년대에 태어난 분들이다. 부인의 이름이랑 함께 묻혀 있는 경우도 많았다.

봉사자들이 하나하나 꼽아 놓은 미국성조기와 장미꽃이 참 보기 좋았다. 오늘은 돌아가신 분들이 일 년에 한번 대우를 받는 날이기도 하다. 가족과 후손들이 찾아 와 꽃다발이 놓인 곳도 있다. 무덤 속에서 날마다 태평양의 수평선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수는 없지만, 그분들의 훌륭한 업적은 이렇게 오래오래 기억되고 있었다. 그 당시 군인들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대한민국 같은 조그만 나라까지 멀리 찾아와서 세계평화라는 이름으로 목숨을 숭고하게 바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1950625일 일요일 새벽에 북한군이 몰래 남으로 내려와 일어난 한국전쟁으로 22개국에서 참여한 군인과 민간인들이 약 백오 십 만 명이 넘게 희생되었다. 그런데 어느 유명대학의 역사교수는 한국전쟁이 북침이라고 강의한다니 기가 막히다. 최근 까지도 정치인들은 여러 이유로 나라를 벌컥 뒤집으면서도, 나라를 지켜 온 군인들에 대한 큰 은혜는 방관하듯이 보인다.

학창시절 우리는 한국의 역사와 세계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우며 자랐다. 그런데 수년전 교육과정이 선택과목으로 바뀌었다며 속상해 하던 한 역사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놀랐다. 문득 자신의 이기적인 성공을 위해 수능시험에만 몰두하고 있는 한국교육의 잘못된 분위기가 생각나 슬퍼진다. 현충일 노래가사를 음미하며 추모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또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을 친일 정치인으로 매도시킨 새 역사 교과서도 걱정이다. 정치인들이 의견이 다르면 검정 교과서와 국정교과서를 모두 발행하여 학생들이 올바른 판단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만 창의적인 생각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전교조라는 선생님들이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되는 나라라며 순수한 아이들을 국가의 반항아로 사상 교육을 하면 아니 될 것이다.

    조선말기에는 한국인들끼리 수치스럽게 다투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다. 또한 오랜 세월 중국의 침략으로 조공을 바치며 살아가야했던 뼈아픈 역사에서도 벗어나야 할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지 인기나 선동정치가 아니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우리가 대한민국을 지킬 때 세계화 속에서 당당히 공존할 수가 있을 것이다.

부디 헌신하여 나라를 지켰던 순국열사들의 혼령이 피눈물을 흘리는 나라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이날을 조용히 추모해 본다

. (미주문학 2017 가을호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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