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기_IMG_6595.JPG왜 감이 기독교적인 과일일까? -김영교

-감나무와 좋은 소식-

 

'감이 붉어지면 의사는 창백해진다'는 옛말이 있다. 가을철 붉게 익은 감안에는 온갖 영양분이 들어있어 이것을 먹게 되면 잔병이 없어져 그때부터 환자가 줄어들어 의사 얼굴이 창백해진다는 얘기다. 그 만큼 감의 높은 약리작용을 피력한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감은 참으로 기특한 과일이다. 여름의 싱싱한 과일을 다 보내고 늦가을을 지켜준다. 감은 주성분인 포도당과 과당 외에도 비타민의 모체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비타민 C는 사과의 8-10배나 되며 피를 멈추게 하는 지혈효과도 뛰어나 한방에서는 피를 토하거나 뇌일혈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감을 많이 권하고 있다. 주고 또 주는 마지막 혼신의 액즙까지 준다. 바로 감식초가 그렇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민간전래 방법으로 숙성시킨 이 식초는 유기산이 많아 당뇨, 비만 등 성인병예방, 피로회복에 치료효과가 높다고 한다. 또 원활한 배변을 통한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도 효험이 커 여성들에게 단여 인기가 높은 것 말하면 부언이다. 또 덜 익은 감의 떫은 탄닌 성분은 체내 점막표면의 조직을 수축시키는 수렴작용을 하기 때문에 화상이나 동상을 치료하는데도 쓰인다고 한다. 설사를 멎게도 하며 주독을 없애는 등 숙취에 효험이 뛰어나 의사의 안색이 창백해질 법도 하지 않는가? 감잎차 하루에 한 두 잔이면 필요한 섭취량의 영양분을 충족시킨다고 하니 이런 고마운 자연 처방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왜 감이 기독교적인 과일일까? 감나무는 나사렛 목수청년처럼 완전히 주는 나무다. 생 걸로 먹고, 말려서 먹고, 익은 다음에 먹는다. 바로 단감이, 곶감이, 또 홍시의 단계가 그렇다. 요새는 감 장아찌로도, 감 깍두기로도 먹는다. 이렇듯 감의 재롱은 끝이 없다. 새 순 돋는 잎은 차를 끊여 마시고, 감꽃은 한방 약제로,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부엌에서 쓰는 감나무 도마는 으뜸으로 치며, 장롱을 만드는 목재로도 쓰인다. 또 감나무 잎이 서리를 맞아 단풍이 들면 먹이 잘 묻어 종이 대용으로 연서나 시를 쓰는 시엽지가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완전 희생을 실천하는 나무이다.

 

더 기막힌 비밀은 감 씨를 아무리 심어도 감나무는 안 나온다는 것이다. 싹이 터서 나오는 것은 도토리만큼 작고 떫은 고욤나무다. 이때 감나무에 접목해야만 감이 열리는 진짜 감나무가 된다. 감 씨를 심어 고욤나무가 나오면 그 줄기를 대각선으로 째고 기존의 감나무 가지에 접을 붙이는 것인데 완전히 접합되어야, 인내와 기다림 속에서 새 생명인 ‘감나무’의 발아가 시작된다. 거기엔 생가지를 찢는 아픔이 있고 본 가지에서 떨어져 나가는 떠남의 슬픔도 있다. 그것이 <감>이란 새로운 생명체에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자기부인(自己否認)의 처절한 떠남 없이는 인간 구원의 도(道)가 없다는 깨달음이 숨어 있다. 예수와 접 부쳐야 부활이란 나무에 영생의 열매로 맺히는 용서받은 죄인의 유일한 구원 법칙이 명백하게 여기에 적용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복음 아닌가!

 

이 글을 쓰는 동안 담백하고 순한 감잎 차를 가까이 두었다. 우주를 담고 있는 의미의 감잎차 한잔, 기울려 마실 때 내 안의 마른 골짜기마다 물기 돌아,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걸러지고 막힌 가슴도 뚫리는 듯 했다. 이토록 인간에게 한없이 주기만 하는 감나무, 처방 받아 약국에서도 살 수 없는 약, 힘이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예수이듯 말이다. 오직 믿음으로만 예수 보약을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은 우리를 향한 창조주의 은혜가 아니겠는가!

 

감 농사가 풍작이면 덩실덩실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와 민족의식은 예수를 심기에 가장 적합한 마음 밭이다. 감은 분명 순교자의 사명을 띄우고 인간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사도적 과일임에 틀림이 없다. 선비 같은 감을 들어 십자가의 도(道)를 전파한 역사적 의미는 인간을 향한 그의 큰 계획이 축복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인생의 가을 철, 감을 통해 예수를 만나는 일,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11-22-2017 추수 감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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