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진열대 / 김영교


과일 진열대에 넘실대는 주홍색 물결

나를 철썩인다 


칭칭 감긴 붕대 속 내 가슴에 

밀려오는 바닷바람은 과일향 그득 안고있다 


다민족 진열대는 모양과 색깔별로 의사소통

때로  절벽인가 소리지르다 떨어진다

꿈 부스러기는 크고 작은 포말이 되어 사람들 손에 아득히 떠밀려 간 후 


계절의 갈라진 틈은 늘어나는 긴 목을 감당못하고 

수압에 못 이겨 그리움의 눈알 자꾸 튀어나온다 

둘러봐도 오라버니 휘파람 소리 들리지 않고 

야자수에 걸린 달 

내 목을 기어오른다 


진열대는 

속시원하게 모국어로 떠들어대는 고향집 감나무

산 페드로 비치에에서 주홍 빛 진하게 익어버린 내 얼굴

주렁주렁 향수나무에 매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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