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 - 김영교

 

없는 듯 조용하다가도

어디서부터 오나

길을 나서면서 티를 낸다


나무 잎만 보면 마구 달려가 부둥켜안고 소리지른다

팽팽한 빨랫줄에 젖은 세상 땟국, 얼룩덜룩 널려 있어

단번에 다가가 추근대며 펄럭인다, 말라 보송해 질 때까지

축제의 날, 지붕 저 높이 꽂힌 깃발에 넋을 주고

창공에서 홀로 애타게 심호흡 하는 너


내 마음 통풍되지 않아 고열로 답답할 때

저 햇살 잔물결로

살포시 다독여 준 손놀림, 그 후

초원에 걸터앉아 목마름을 쉰다


산에도 들에도 바다에까지

얼굴도 발도 없는 것이 안 가는 데가 없는데

때론 머리 풀어 헤치고 미친 듯 달려드는

그 경이의 힘이 있어

세상은 걸러지고 나는 바람, 그 안에 산다.


-동창 문구 작품 20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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