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당신을 만나고 그리고

2018.04.05 20:21

김영교 조회 수: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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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Tupopdan 산이 깨끗이 보이는 청명한 날씨, 파키스탄에서 동창 일선작품. 3-25-2018

 

기, 당신을 만나고 그리고 / 김영교


투병기간 중 어디가 막혔는지 몸의 왼쪽에 마비끼가 번졌다. 놀란 것은 가족이었다. 설상가상은 안면이 굳어져 눈을 감아도 뜨고 얼굴은 왼쪽으로 삐뚤어져갔다. 남들은 잘 눈치체지 못해도 나는 속상했다. 주변의 권고로 침 치료를 받고 전신 맛사지며 그때 기 치료를 받았다. 기 스승은 그때 정성과 열을 다하여 나에게 집중하여 축적한 기를 부어주었다. 자신은 기진하여 휴식이 필요해 좀 쉬는 것을 목격했다. 그 후 단 센터에 가서 단전호흡*을 배우면서 규칙적으로 기본 호흡 들쉼날쉼 움직임으로 기를 터득했다.기 조절이 가능해져 건강상태는 많이 호전되어갔다.

 

기를 잡아 한곳으로 모으면 그 부위가 따뜻해진다던가 무거워지며 감각도 편안해진다. 내 경우 누적된 피곤이 수면을 성가시게 굴었다. 기의 도움은 불면에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우선 세포를 쉬게 하였다. 들볶이던 핏발과 신경 줄이 느슨해져 총체적으로 건강이 호전되고 있다는 감이 왔다. 상태가 확실하게 좋아졌다는 느낌은 입맛이 되 살아나면서였다. 차디 찬 손과 발은 약간씩 따스해졌다. 마음이 느긋하고 편안해지던 체험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에는 기운이 있다. 진수가 되는 기운을 생기라 하며 살아서 움직이게 하는 바로 힘의 원천인 것이다. 허기(虛氣)진다 할 때 인간의 몸에 기(氣)가 비었다던가 없다는 상태이다. 목숨 안에 응집되어 있는 기의 집합이 쇠잔하여 몸 외부로 분산 이동하여 빈껍데기만 남는 것이 바로 '죽음'이 아닌가 싶다. 생명의 연소 작업에 호흡은 필수이다. 호흡은 인체의 분량대로 산재해 있는 진기(眞氣)를 흡수하는 생리학적 요구이다.


과연 기(氣)란 무엇인가. 바람 같아 만질 수는 없으나 힘은 있으며 결과로 알 수 있다. 공기도 기다. 없으면 생명이 죽기 때문에 공기가 있다고 지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같다. 있어도 없는 듯, 없는 것 같으면서도 분명 존제하는 에너지가 바로 기의 정체이다. 기는 의식화 할 수 없는 생명력이다. 생체 에너지다. 우주적인 에너지로 자연 속에 꽉 차있다. 땅 음식은 지기(地氣), 하늘 공기는 천기다. 인간이 땅을 디디고 하늘을 이고 사는 것 또 해가 지면 잠들고 해가 뜨면 일하는 것이 생명 기본리듬이다. 이 리듬에 거역해서 살면 허약해지고 병이 발생한다는 것쯤은 일반화된 상식이다. 

 

우리 일상을 살펴보면 기의 분포영역을 짐작하게 된다. 기를 생활에 응용하는 깊은 전통이나 문화가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기가 막혀서 라던가, 기가 차서 또 기진맥진하여, 혈기왕성하여, 기가 펄펄 살아서, 기고만장해서, 경기가 좋다, 기운이 있다, 또 기분이 좋다, 기골이 장대하다, 기품이 있다 등만 봐도 그렇다. 기는 심리학적으로 인체운동권의 몸과 의식을 항상 흐르고 있으며 혈을 순환시켜 생명을 유지시킨다는 것은 다 알고있다.

 

요즈음 현대의학은 원인치료가 아니고 병 관리에만 첨단을 달린다. 그야말로 기존의학은 순 임상의학이다. 기는 자연이다. 자연에 다가가 하는 기 치료는 원인을 캐고 뿌리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다. 나을만한 가능성을 다 짚어봐서 결과를 타진한다. 기란 수평적 사고여서 대책의학으로 인명을 살리는 영역이다. 많은 경우 부작용이 전혀 없어 뒤끝이 깨끗하다. 무엇인가 시도할 때 집중적 접근을 가능케 한다. 그래서 우주의 기를 붓끝에 모아 떼지 않고 그림을 끝내는 화가도 많다. 말이 필요 없다. 미래지향적 결과만 눈에 띈다. 정신이 맑아지고 밤엔 숙면하는 유익이 있는 게 신기하다. 


내 경우는 뒷정원에서 나무와 놀고 화초 손질하며 흙을 다독이며 햇빛을 쏘일 때 기분이 좋아진다. 이때 내 몸의 사기(邪氣)가 나가고 정기(精氣)가 대치된다고 나는 믿는다. 바로 이때 정상세포는 더욱 활성화되고 분열 증식하면서 내 몸 면역성을 높혀준다. 암세포를 눌러버린다. 이것이야 말로 기본적인 생명 싸이클이다. 이 싸이클 안에서 아직 나는 살아있고 잘 살아있어 감사하게 여긴다.

  

두 번씩이나 투병의 경험이 있는 나는 격려차원에서 많은 암환자들을 만난다. 꼭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말은 기(氣) 역시 인간을 위해 누군가가 마련해 놓았다는 사실이다. 기(氣)는 영어의 energy에 해당된다고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다. 기 훈련을 통하여 자연에 순응할 때 더욱 풍성한 삶을 허락하는 창조주를 쉽게 기억하게 된다. 인간을 창조하고 좋은 것으로 복주기를 기뻐하는 창조주, 그가 이 땅에서 풍성하게 누리도록 준 생명 에너지, 바로 기(氣)를 체험한 것은 소중한 만남중의 하나였다. 기(氣), 나는 감히 성령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동네는 집집마다 고운 꽃정원이 특징이다. 정원구경하며 야자수 나무가 바람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언덕길 산책은 늘 내가 꿈꾸도록 배려 해준다. 태양을 잡을듯 새처럼 가볍게 동네를 거닐 때면 팔은 열심히 흔들고 눈은 푸른 하늘을 쳐다보며 바람을 만난다. 이쁜 새들의 지저귐에 귀는 행복해 한다. 일보일소(一步 一笑)하며 이보이창(二步 二唱)하는 리듬에 가슴은 마구 뛰고  그 속에 푹 빠져 산책을 즐기게된다. 성한 두 다리가 물기 머금은 나무 같아 힘든 줄 모른다. 다리야 고맙다.


꼭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일은 기(氣) 역시 인간을 위해 누군가가 마련해 놓았다는 사실이다. 자연의 힘, 생명의 소리 안에서 창조주의 존재가 일단 떠오른다. 인간을 창조하고 좋은 것으로 복주기를 기뻐하는 그가 이 땅에서 그것을 누리도록 배려해준 바로 그 호흡 그 생명 에너지, 기(氣) 는 인간을 향한 신의 최상급 선물중의 하나란 게 내 생각이다.


*4-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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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popdan 산 파노라마 2, 1980대에 영국 등정대가 산정에 올랐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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