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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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문학 단상/ 시와 일기

2017.12.23 08:22

Noeul 조회 수:39988

문학 단상/ 시와 일기 - 이만구(李滿九)

시와 일기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서 더욱 좋다. 시는 외형적 운율로 상징성이란 이름하에 지극히 개인적 느낌과 체험을 다루며, 시인의 특수한 생활 속의 발견들이 점차 보편성을 띠어가면서 독자들의 직감에 맡겨지는 창작품이다. 요즘, 습작해온 시들을 수정하면서 현재 나이에 어울리는 소재가 아닐지라도, 묻힐 뻔했던 생각들과 추억들을 다시 모아서 스스로 재발견해보고 정리해 나가는 느낌이다. 반면에, 일기는 좀 더 자신에 대해서 진솔한 글이다. 시와 달리 상징해야 할 테마도 전달해야 할 메시지도 그리 많지 않지만, 거울을 보듯이 투명한 하루의 느낌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닦아가는 기록이다. 오랜만에 서재를 정리하다가, 25년 전의 일기장을 접해 보니, 새삼 감회가 새로웠다. 왜 그렇게 삶의 집착과 자신을 다그치는 채찍의 글귀가 많았던지 그때의 자신의 모습이 안쓰러운 생각도 든다. 바라건대, "어릴 적 고향의 육산에서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결처럼, 좀 여유롭고 넉넉했던 글이었더라면 좋았었을 텐데..." 하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