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을 맞이하여

2018.11.25 10:36

정용진 조회 수:61

오피니언발언대 - 한국일보
수확의 계절을 맞이하여
 댓글  1  2018-11-23 (금) 정용진 시인


정용진 시인
11월은 수확의 계절이다. 봄에 갈고 씨 뿌려 길고긴 여름에는 기르고, 서리 내리는 가을에는 거두어들이고 눈 내리는 겨울에는 갈무리하는 것이 계절의 질서요 인간 삶의 순서다. 유학의 대가 주자는 ‘봄에 갈지 아니하면 가을에 가서 후회한다’(春不京種 秋後悔)라고 일렀다. 가을이 오면 눈 덮이는 겨울을 평안하게 지내기 위하여 알곡을 거두어들이고 갈무리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근래 세상의 행태를 살펴보면 정계는 정계대로, 경제계는 경제계대로 저마다 제 주장이 옳다며 ‘보국안민 광제창생’(輔國安民 廣濟蒼生)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 민족은 불행하게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이를 극복해 보려고 대통령 문재인은 문재인 대로 김정은을 만나고, 트럼프는 트럼프대로 자기의 주장이 옳다고 외치고 있다.지도자들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려면 국민들의 아낌없는 성원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박수는 못 칠망정 방해는 말아야 할 터인데 등 뒤에서 좌파와 친북인사 등으로 비판하고 매도하면서 비난을 일삼는 모자라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으니 실로 한심하고 불행한 일이다.
2004년 북한을 방문하여 평양, 남포, 개성을 둘러보면서 헐벗은 산과 굶주리는 북한동포들의 참상에 가슴이 아팠다. 심지어 소들까지도 풀을 제대로 뜯어먹지 못해 뼈만 앙상한 형편이었다. 오래전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38선을 넘었을 때 그 감격과 흥분을 떠올리니 더욱 마음이 먹먹했다. 우리는 외세의 영향으로 국토가 양분되고 실향민의 아픔을 겪는 비운의 민족이 아닌가? 통일만이 우리 민족의 살길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우리의 통일을 원치 않음을 우리 민족은 분명히 인식해야한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의선, 경원선 연결사업을 조속히 시행해 남북한의 교류가 활성화 되고 분단의 아픔이 치유되는 기쁨을 누려야 한다.중국의 명시인 소동파는 ‘고려국에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번 보았으면 원이 없겠다’(願生 高麗國 一見 金剛山)라는 시를 읊었다. 남북한의 대화가 잘 진행되어 내 평생에 아내와 함께 조국의 명산 금강산을 다시 한 번 관광할 수 있게 된다면 원이 없겠다. 이 가을에 남북대화, 북미대화의 결실도 풍성하게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용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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