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정용진

2019.08.09 13:15

정용진 조회 수:18

강물          정용진


강물은

그 천성이 얼마나 정하면

하늘을 가슴에 담고

청산을 품에 들여

물고기들의 춤과

온갖 새들의 노래로

축제의 향연을 베푸는가.

 

내 마음

한줄기 강물이 되어

맑게 맑게

푸르게 푸르게

끝없이 끝없이

흐르기를 바라네.

 

오늘도 너무나 후미져

어느 누구도 내려가기를 꺼리는

낮은 곳으로 흐르는 강물

자신이 낮아 질수록

스스로 풍성해지는

진실을 그는 안다.

 

몸을 스스로 낮출수록

더욱 깊고 투명해지는 강물

삼라만상들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놀라는 광경을 보라.

 

바다는

강이 밤새도록 실어다준

온갖 잡생각들을

조용히 다스릴 수 없어

언성을 높여

파도로 내려치며

깊게 깊게 가라앉힌다.

 

깊어질수록

몸과 음성을 낮춰

소리 없이 흐르는 강물.

한국문인협회의 월간문학사 발행 `계절문학' 여름 호에 발표된 정용진 시인님의 시 `강물'을 읽으며 감동을 받아, 칭찬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강물'은 우주의 원초적 사리가 집약된 최선의 원리를 담고 시적 언어의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언뜻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명언이 생각났습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그 세계가 떠오르면서, 시인님의 선의 세계와 겹쳐졌습니다. 물은 낮은 데로만 흐르는 속성을 가진 바, 곧 그것은 인간의 최고 덕목인 겸손의 미덕을 상징합니다. 인간이 희망하고 마침내 꼭히 돌아가야 할 고향 같은 비취빛 강물이 피어올랐습니다. 어쩌면 시인님의 고향 여주를 흐르는 바로 그 여강(驪江)의 푸름의 세계 말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시인님은 겸손의 향기 짙은 올리브 꽃을 피우고 싶을 것입니다. 시인님의 시가 형상하는 시 세계의 그 겸양의 정신은, 사람들이 낮은 곳으로만 흐르려고 노력함으로써, 온 세상이 사랑하고 위로하고 대접하고 존중하는 평화로운 신천지를 만들 수 있다는 염원이 표출된 것입니다. 인간이 희망하는 원초적 고향에로의 회귀를 갈망하는 노래입니다. 명작시 많이 쓰시길 기원하며 문운을 기원합니다. 평택에 사는 전우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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